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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Youn Jun 26. 2020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해?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해?”


 저 질문을 면전에서 들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주제이죠. 할 말이 너무나도 많거든요. 저 질문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너무 즐거워서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사람들이 보기에 어찌 보면 불쾌할 수도 있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 제가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입니다.


“저는 남자가 하늘, 여자가 땅일 수밖에 없는 세상이지만 여자가 하늘, 남자가 땅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말했습니다. 정말 멋지고 현실적이며 이상적인 대답이라고 생각하면서요.


“저는 그 말 진짜 싫어해요.”


 저의 다른 친구가 말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여자는 저런 반응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과 땅이라니!! 하늘과 땅이라니!! 그가 다시 말합니다.


“나는 원래부터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고 생각하고 살던 보수적인 사람이야. 그런데 요즘엔 생각을 바꿨어. 하늘과 땅을 180도 돌리면 평행이 되잖아. 그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사실 정말 맞는 말 같습니다. 그의 의견은 저의 의견과 100, 1000, 10000 퍼센트 같습니다. 저도 원래 엄청나게 보수적인 사람에 가깝습니다. 사실 ‘보수적’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깊은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의 이야기는 하늘에서는 하늘의 일을 하고 땅에서는 땅의 일을 한다, 따라서 각자의 할 일이 다르기 때문에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다. 하지만 그걸 180도로 돌려서 생각하는 사람이 잘 없다. 180도로 돌려서 생각하라! 이건 거죠.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전 그것보단 조금 덜 멋집니다. 제가 “저는 남자가 하늘, 여자가 땅일 수밖에 없는 세상이지만 여자가 하늘, 남자가 땅이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 이유가 있답니다. 저 스스로의 깊은 마음속에 제 삶에서 남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이미 정해둔 것입니다. 사랑이든, 무거운 것을 좀 더 들어준다는 것이든, 아무튼 뭐든요. 그에게 소리치지 않은 말이 있습니다.


“180도로 돌리면 사람들은 우수수 떨어져 나갈 거예요. 지구는 둥글지만 세상은 평평하기 때문이죠.”


 나와 그처럼 생각하는 사람만 있다면 세상이 참 편하겠네요. 그저 돌리면 좋을 텐데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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