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건네 보는 편지
당신은 선잠에서 가끔씩 깨어나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나는 사랑하는 당신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당신을 깨우고 싶어 일부러 뒤척였다.
우리는 몇 년을 돌고 또 돌아 다시 우리가 되었다. 그동안의 시간이 무색할 만큼 나는 당신이 여전히 좋다. 그동안의 오해가 무색할 만큼 당신은 여전히 나를 좋아한다.
말은 너무 가볍다. 아무 노력 없이도 진심이 아니고 진실이 아닌 많은 말들을 아무렇게나 뱉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하는 예쁜 말들을 다 믿지는 못한다. 하지만 당신 역시 나처럼 마음에 없는 말을 굳이 하는 사람은 아님을 안다. 나는 조심히, 더 조심히 사랑을 말하고 싶지만 당신 앞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
우리는 보기보다 생각이 너무 많고 깊은 사람들이다. 가끔 당신이 하는 말을 곱씹어보면 나와 닮은 점이 정말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당신을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우리가 나눴던 대화들을 항상 되짚어본다. 그중 마음에 남는 말들은 글로 다시 적어본다. 그중 어떤 말들을 다시 읽어보면 당신이 더욱 잘 보인다. 나는 나를 알아가듯 소중한 당신을 더 알아가고 싶다.
인연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다. 나는 당신을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당신을 많이 좋아하기 시작했다. 당신과의 짧은 만남 이후로도 오랜 시간 당신을 잊지 못해 힘들어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여전히 당신은 내 마음에 남아있던 것인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다시 이렇게 함께이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우리가 다시 우리로 묶일 수 있음이 참 신기하고 감사하다. 어쩌면 꼭 다시 만나야 할 사람을 가장 맞는 타이밍에 다시 만나게 된 것 아닐까. 이번에는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당신과 사랑하고 싶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