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을 찾는 남자, P

회색 혹은 살색으로 가득 찬 삶에서 나타난 주황색의 여자

by Lydia Youn

그는 온 세상이 회색 혹은 살색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가 하는 말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신경을 썼지만 말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무튼 회색 혹은 살색으로 가득 찬 그의 세상에 주황색이 나타난 적이 있다. 사실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무채색의 삶에 활기를 주는 사람들이 있다. 가까이 하기에는 내 삶이 너무 뒤엉켜질까, 내 회색이 먹칠이 될까 두렵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가까이하고 싶은 거다. 뒤엉키고 먹칠이 될지언정 무채색의 삶에서 벗어나 보고 싶은 거다. 이럴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색으로 내 삶이 변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일 용기 그리고 내가 그 색을 잘못 봐서 엉뚱한 색을 내 삶에 섞게 되는 건 아닐까 하며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을 용기. 그래서 주황색은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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