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

by Lydia Youn

너랑 있으면 즐거워. 사실 여기서 뭔가를 덧붙여야 할 필요는 없어. 함께할 때 즐거운 사람, 대화가 끊이지 않고 심지어 설레기까지 하는 사람. 그 정도면 사실 충분한 게 아닐까. 아마도 너를 좋아하나 봐.


처음 네가 나에게 말을 걸었을 땐 으악! 했어.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사람이어서 왠지 모르게 떨렸거든. 원래 나는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아닌데 너 앞에서는 자꾸 부끄러워져. 며칠 전에도 넌 나에게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냐고 했었지? 내가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건 곧 좋아한다는 건가 봐. 그냥 가끔씩 네 앞에선 어떤 행동들이 어색해져. 가끔씩 네 앞에선 너의 어떤 말들에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없게 돼. 네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


네가 나를 집 앞으로 데리러 온 날, 그때 느꼈던 한 여름밤의 더운 바람, 그냥 그런 게 좋아. 네가 갑작스레 내 손을 잡는다거나 뽀뽀를 할 때엔 나 혼자 어딘가 멀리로 달아났다가 다시 네게로 돌아와.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건 어떤 공식이 없는 것 같아. 내가 이상형 목록 100가지를 좌르르 적어놓는다고 해도 그냥 사실 한눈에 좋아하게 된 사람을 계속 좋아하는 것 같거든. 난 네가 처음부터 좋았어. 아마 앞으로도 네가 계속 좋을 것 같아. 그냥, 함께 있을 때 재밌고 설레는 사람이니까.


좋아해. 입 밖으로 꺼낸 적은 없지만 아마 너는 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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