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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Oct 16. 2019

인간이 참 무섭다.

다른 사람에 대한 지나친 간섭, 기대에서 벗어나자.

 요즘 들어서 인간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10만이 넘는 교회를 아들에게 넘겨주는 일에 70%가 넘는 사람들이 찬성을 했다. 또한 25살 청춘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설리(눈 설, 배꽃 리)라는 이름처럼 하얀 눈과 하얀 배꽃 같은 그녀는 첫눈이 내리는 10월에 배꽃처럼 떨어지고 말았다. 이제는 법무장관이 아니지만, 수많은 사람과 언론에 회자된 한 가족이 있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한 장관을 두고 이렇게 검찰, 야당, 언론이 단합되어 공격한 사례는 전무후무하다. 25살 청춘에게 쏟아지는 악플과 독설... 한 가족을 무참하게 내리꽂는 비수와 같은 이야기들.. 뻔하게 잘못인지 알면서도 같은 목사이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에 면죄부를 준 믿음의 사람들...


 요즘 인간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좌와 우를 떠나, 세대의 갈등을 떠나 왜 우리는 이렇게 괴물이 되어 버린 것일까? 왜 우린 시대의 구조적 문제를 한 개인으로 귀결시키고 그들을 희생양 삼아 난도질하는 것일까? 인간이 참 무섭다. 나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내가 던진 말 한마디, 실수로 한 수많은 행동들이 다른 이에게 상처와 비수를 꽂았으리라.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 혼자 홀홀히 빛나는 별이 될 수도 없고, 나 홀로 떠다니는 섬이 될 수도 없다.

 

정답이 될 순 없지만, 한동안 잊고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고육지책으로 마려한 방법이다.

첫째, 대기업 걱정, 연예인 걱정은 안 하기로 한다. 세상 쓸데없는 걱정이 삼성/애플 걱정이고, 연예인 걱정이라고 한다. 삼성과 애플은 사람이 아니기에 내가 욕한다고 상처를 받진 않지만, 연예인은 상처를 받는다. 생각해보면, 연예인은 관심을 받고 사는 사람들이라 관심을 끊으면 존재의 이유가 흔들릴 수도 있지만, 나 하나쯤 빠진다고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 언젠가 비정상회담에서 독일 사람인 다니엘이 유럽 사람들은 연예인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유독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오늘부터 내가 사는 문제에 좀 더 집중하고 연예인 걱정은 접어두기로 한다.


둘째, 다른 사람에 대한 지나친 간섭, 기대에서 벗어난다. 나부터도 내 인생에 지나친 간섭은 싫다. 나에게 지나친 관심과 기대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던가? 팀장이라는 이유로 팀원들에게 지나친 간섭은 하지 않았던가? 아빠라는 이유로 아들 딸들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았던가? 물론 지나치다는 표현이 일정 선을 이야기한다. 어디까지가 지나치고 어디까지가 적정한지는 나 혼자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명백하게 싫어하는 표현과 반응을 보인다면 그건 “지나친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상대방이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그 사람과의 수평적이고 솔직한 대화의 채널을 항상 열어두고자 노력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나도 무섭지 않게 살아야겠다. 구글은 “Don’t be Evil.”이란 표어를 얘기한다. 괴물이 되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실수는 할 수 있어도 사악해진 말자. 잘못을 할 순 있어도, 잘못을 은폐하지 말자. 나와 다른 사람을 “적”이라고 규정하지 말자. 적대보다는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쌓아야겠다. 요즘 들어 인간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말고, 그 인간에 나도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하자. 인간이 참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임 또한 인간에게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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