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윤식 Jun 23. 2020

정동진에서 루나 피에나

6월 18 목요일, 해와 달의 만남을 기록하다.

 회사에서 한 달에 한 번 임원보고 시에 만나는 선임팀장들이 있다. 나를 포함해서 총 8명인데, 6월 보고도 무사히 마친 기념으로 저녁 회식을 하기로 했다. 회식 날짜는 6월 18일 목요일이었다. 장소는 포항 시내에 있는 정동진 횟집이었는데, 2차는 횟집에서 10미터 옆에 있던 포항 일대에서는 유명한 루나 피에나라는 와인바였다. 1,2차를 마시고 다음날 숙취로 머리가 띵해졌지만, 기분이 좋아 갬성이 빠져 쓴 글입니다.


제목 : [만남에서 추억으로]정동진에서 루나 피에나 (부제 : 6월 18일, 해와 달의 만남을 기록하다.)


안녕하세요. 정윤식입니다.

어제 8명이서 함께한 모임은 오랜 만에 유쾌한 대화로 이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기분이 좋아서였는지 최근 1~2년 사이에 가장 술을 많이 마신 날로 기억됩니다. 맥주, 소주 그리고 와인까지 섞어 마신 탓에 그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띵하게 아팠지만, 그런대로 잘 버텼습니다.


정동진은 서울에서 동쪽으로 줄을 쭉 그으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SBS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최민수와 고현정이 나와서 엄청 유명해졌습니다. 정동진과 방향 위치만 바꾼 정서진(인천), 정남진(고흥)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정동진은 서울에서 정 동쪽 방향이어서 일출로도 매우 유명합니다. 예로부터 “해”는 서양에서는 그리스 신화의 아폴로 신으로 대표되고, 열정, 이성, 빛남, 긍정 등을 상징합니다.


어제 모인 8명은 모두 “해”처럼 명징하게 빛나는 이성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각 분야의 선임팀장으로 활약하시면서 각 부문이나 부서의 이익보다는 회사 전체의 공적인 성장과 이익을 위해서 공명하게 일하실 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8명 모두는 정동진의 “해”처럼 앞으로 빛나시길 바랍니다.


2차로 간 곳은 “루나 피에나”라는 포항에서는 엄청 유명한 와인바입니다. 이탈리아 말로 루나 피에나는 보름달이라고 합니다. 영어로 음력이라고 말하는 Luna Calenda라고 얘기하는 Luna가 루나입니다. 피에나는 “가득 차다. 넘치다.” 이런 의미라고 하니, 루나 피에나는 가득 찬 달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어제 8명은 1차 광명의 “해”에서 몽환의 “달”로 자리를 옮긴 셈입니다.


“해”처럼 빛나는 이성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여주고, 눈물을 함께 흘려주는 “달”같은 심정 또는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리더는 명확한 이성을 바탕으로 맹자의 사단인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빡빡하고, 갈수록 관리적으로 바뀌는 조직문화 속에서 때로는 “보름달(루나 피에나)”를 보며 야수 늑대의 울음소리를 내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제 정동진에서 루나 피에나로 이르는 1,2차를 생각하며 잡썰을 풀었습니다. 내년에는 8명 중 누군가는 바뀌고,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겠지요. 그래도 어제 만난 8명의 동지는 “만남에서 추억으로” 기억을 되새겨 선후배 이전에 동료의식이 불쑥불쑥 나오는 동지가 되길 소원해봅니다.


정동진에서 만난 “해”처럼 빛나는 이성으로,

루나 피에나에서 만난 “달”처럼 은근한 감성으로,


다음번 회식을 고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어제 술을 마신 탓에 갬성이 터져 여러분께 낯간지로운 러브레터를 보내드립니다.

2020.6.19일 정윤식 드림


P.S  6월 21일 일요일 오후 5시 즈음에는 해와 달이 만나서 부분일식이 진행된다고 하니, 이 또한 우연치고는 운명 같은 날입니다. 6월 21일 일요일 오후에 해와 달과의 만남도 꼭 보시길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루비콘 강을 건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