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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Sep 06. 2021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가?

책 읽기의 즐거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가? 요즘 매주 1~2권씩 책을 읽고 있다. 책장에 오래 묵혀두었던 책들을 하나씩 꺼내서 읽었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다 읽지 못했던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를 마침내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피터의 원리”, “파킨슨의 법칙”과 같은 경영경제 서적도 주말 나른한 오후에 읽어볼 수 있었다. 오래간만에 이렇게 독서에 몰입하니, 가을에 보약 한 채를 지어먹은 기분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가? 나에겐 그 질문이 유효한 듯하다. 글을 눈으로 읽고, 눈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두 손, 두 발로 글을 실현하는 삶은 어찌나 어려운지 모르겠다.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는 나에게 편견의 무서움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하였으며,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는 예송논쟁으로 촉발된 명분의 허황함을 알게 해주었다. 지금 나는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편견과 선입견의 장막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실리보다는 명분에 집착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조직 내에서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무능이 드러날 때까지 승진하려 하려는 경향이 있다.”라는 피터의 원리를 알게 되었음에도 내 무능함을 인정하기보다는 내 욕심이 이끄는 승진을 원하고 있다. 또한 영국 해군과 식민성의 공무원 수의 증가에 대해서 통찰력을 보인 파킨슨의 법칙인 “공무원의 수가 업무량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알고 있음에도, 자꾸 내가 속한 조직의 인원을 늘리는데 관심이 있다. 난 여전히 수많은 책을 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 지식이 두 손과 두 발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가? 우선 책을 읽어야겠다. 책 읽는 즐거움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가을에 읽은 책이 겨울을 거쳐 내 가슴에서 훈련되고 다져지길 바란다. 또한 꽃피는 봄이 오면, 그 지식이 내 몸에 체화되어서 논밭에 씨를 뿌리는 손과 발이 되어야 한다. 이 세상이 어지러운 건, 세상의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지식을 실천하는 손발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오늘도 난 “더 나은 세계를 말한다.”라는 책을 읽는다. 또한 동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내가 아는 노하우와 지식을 하나씩 하나씩 글쓰기를 통해서 풀어낸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이제 Winter is Coming.이다. 겨울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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