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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Oct 18. 2021

달고나와 카라멜 마끼아또

인생은 쓰다. 하지만 달콤한 사람과 함께라면 견딜 만하다.

 출근하니 책상 위에 카라멜 마끼아또 캔커피가 하나 놓여 있다. 카라멜 마끼아또는 이탈리어로, "카라멜을 섞어놓은, 카라멜로 얼룩진" 이란 뜻이다. 마끼아또는 영어로 "Stained"이란 뜻에 가깝다. 카라멜 마끼아또는 에스프레소 베이스에 카라멜을 넣어서 혼탁하게 만든 커피를 말한다. 쓴 커피에 설탕 대신에, 설탕을 녹여서 만든 카라멜을 넣어서 만든 커피가 카라멜 마끼아또 인 셈이다.


커피에 설탕 넣고, 우유를 넣는 대신에 커피에 설탕을 조려서 만든 달고나에 우유를 넣어 만든 카라멜을 넣은 게 "카라멜 마끼아또"이다. 요즘 오징어게임 때문에 달고나가 인기이다. 카라멜과 달고나는 사실 비슷한 유형의 식품이다. 고로쇠 물을 조려서 만든 게 메이플 시럽인 거나 마찬가지이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원재료(설탕, 고로쇠)를 조리하는 방법은 크게 차이가 없고, 다루는 형태가 조금씩 다른 음식이 제법 많다.


인생은 쓰다. 그 쓴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기에 좋은 날도 있다. 하지만 그 쓴 에스프레소에 카라멜로 얼룩지게 만든 카라멜 마끼아또가 땡길 때도 있는 법이다. 오늘처럼, 몸이 움츠러지는 겨울을 입은 10월의 날씨가 그러하다. 때론 어린 시절 달고나에 얼룩진(달고나  마끼아또) 행복한 추억을 그리는 아재들에게는 인생의 쓴 오늘을 살아가려면, 달달한 카라멜 마끼아또가 필요하다. 인생은 쓰다. 하지만 달콤한 사람과 함께라면 그나마 견딜만하다.

 


인생은 춥다. 하지만 두툼한 외투 한 벌, 달짝지근한 따뜻한 카라멜 마끼아또 한잔이라면 그나마 견딜만하다. 오늘은... 인생의 쓴 맛 가운데에서도 "달콤함으로 얼룩진" 마끼아또로 살아보련다. 그래야 내 삶은 앞으로 나아간다. 뒷걸음치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 아니 이미 뒷걸음쳤고, 이미 주저앉아 있을 때... 온몸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고 카라멜 마끼아또를 원샷하고 하루를 견디며 살아간다. 10월은 이래저래 센티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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