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리언과 라그랑지언
부장님, 안녕하십니까?
부장님의 한국 귀국 전에 어떤 선물을 드려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가진 재주 중에서 그래도 쓸만한 글쓰기 선물을 드리면, 서로에게 깊은 울림이 되고픈 열망을 담아서 글로 대신합니다.
제목 : 찔레곤人 이야기 (오일리언과 라그랑지언)
기계공학을 전공하면, 4대 역학을 필수로 배웁니다. 기계공학도를 괴롭히는 고체역학, 동역학, 열역학, 유체역학 이렇게 4대 역학을 배우면, 기계공학을 전공했다고 어느 정도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어려운 과목 중에 하나가 유체역학입니다. 통상 대학교 2학년 때 배우는데, 유체역학을 배우면 대체적으로 첫 번째 챕터에 오일리언 기술(Eulerian description)과 라그랑지언 기술(Lagrangian description)에 대해서 배웁니다.
오일리언 기술은 "공간 상에 고정된 지점을 정하여, 그 지점을 지나가는 유체의 움직임(속도, 방향)과 물리량을 기술하는 방법"입니다. 이에 반해 라그랑지언 기술은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가며 각 시간마다 그 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기술하는 방법"입니다. 대체적으로 고체역학, 동역학은 라그랑지언 기술에 따라서 역학을 표현하고, 열역학, 유체역학은 오일리언 기술에 따라서 역학을 표현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오일리언 기술이 거시경제학, 라그랑지언 기술이 미시경제학을 각각 대표하여 설명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장님과 저의 인연을 오일리언, 라그랑지언 기술에 따라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부장님께 권해드렸던 "로마인 이야기"에 빗대어 “찔레곤인 이야기"로 제목을 붙였습니다. 우선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는 오일리언 기술의 대표적인 공간입니다. 비단 로마라는 한정된 도시만을 의미하진 않고, 로마도시를 넘어 서쪽으로는 브리타니아 하드리아누스 성벽에서부터 동쪽으로는 시리아 안티오키아까지의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시간으로는 로물루스가 건국한 BC 753년부터 마지막 로물루스 아우구스투스가 AC 476년까지 폐위되기까지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오일리언 기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찔레곤이라는 공간에 2012년부터 공사부터 시작해서 2025년 3월까지 시간대를 독립변수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유체)들이 여기를 거치고 저마다의 노력으로 역사를 써내려 왔습니다. 로마제국도 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로마인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그 수많은 사람들(유체)은 저마다 흐름을 만들어서, 회사 조직문화과 사람들을 이끌어 왔습니다.
이와 더불어 라그랑지언 기술에 의하면, 로마인 들 중에는 스피키오, 그라쿠스 형제, 마리우스, 술라, 카이사르, 라비에누스,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루쿨루스, 브루투스,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 등 수없이 많은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와 부장님도 각각 한국에서는 포항, 인천에서 살아왔고, 외국에서는 모로코, 태국, 벨기에 등을 거쳐서 2024년 찔레곤이라는 한정된 시공간에서 라그랑지언 기술에 따르면 각각 "부장님", "정윤식"으로 움직이는 물체가 되어 만났습니다.
80년 인생에 비록 1년이라는 짧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서 머문 두 사람은 라그랑지언 기술에 따르면 2024년에 함께 하고, 이제는 각자 광양, 찔레곤에서 2025년을 살다가 또 어디에서 만나게 될지 모르는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는 모두 "찔레곤인 이야기"를 담고 살아갑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선한 영향력을 더 키워서 또 다른 "찔레곤인들"과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부장님과 함께 했던 2024년 찔레곤이라는 특정 시간대와 장소를 오일리언 기술로 기억하고, 이제는 각자의 유적선(Streamline)을 따라서 각기 별도로 기술되는 라그랑지언 기술을 믿겠습니다. 그래서 훗날 다시 우리 삶의 유적선을 반추하여 "찔레곤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부장님과 함께한 세월은 오일리언 기술로 가슴속에 담아두고, 부장님을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은 라그랑지언 기술로 머리에 채워서 다시 만날 수 있는 희망으로 삼겠습니다. Farewell이란 단어는 Fare 여정, Well은 잘, 건강한 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Farewell입니다. 그동안 수고하셨고(오일리언),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라그랑지언)
또 다른 라그랑지언 정윤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