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용성 May 12. 2016

그날 2만원이 입금이 되었다

누나에게 SQLGate.exe 파일을 하나 복사해 준게 화근이 되었다

예전 회사 개발팀의 여자 박대리님이 있었는데, 좀 괄괄한 타입의 여자였다.

사무실에서 줄 담배 피고( 지금은 이런 시대가 아니지만 그땐 그럴 수 있었었다 ), 회사 점심 이후에 나오고...


사실 나도 좀 그런 편이었는데, 개발보다는 술에 죽이 맞았다.

그 누나에게 SQLGate.exe 파일을 하나 복사해 준게 화근이 되었다.


어느날 전화가 와서 뜬금없이 하는 말이.

누나 : "니가 준 프로그램 좀 고춰줘야겠어."

나 : "왜?"

누나 : "야 최소한 저장을 되어야 할거 아니야! 저장 버튼 하나 추가해!"

나 : "그걸 사용하는거야? 사용한다면 그거 고치는데 만원 입금해"

누나 : "야 만원... 음 좋아 내일 오전까지 고쳐"

나 : "농담이고, 그냥 그냥 써!"

누나 : "입금할테니 꼭 고쳐라~"


그날 2만원이 입금이 되었다. 뭐 2만원 벌려고 하는건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여러분도 알고 있을텐데, 나는 그돈이 진짜 입금될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가 같이 술만 마셔도 5만원 이상 나오는데, 내가 만원 벌려고 그 말을 한건 아니었는데, 막상 2만원을 벌고 보니 그 돈의 가치가 그냥 2만원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날 왜 2만원이 입금된 것일까?

여기에 큰 의미가 있었다. 누나의 옆 동료가 그 파일을 복사해서 쓰고 있었었나 보다.

그분이 본인도 만원 추가해서 입금해 준거다.


코드 1줄로 돈을 벌었다.

그리고 파일 저장 기능을 추가로 개발해서 메일로 보내줬다.

단 한줄.

Memo1.lines.SavetoFile(OpenDialog.filenname);


그 2만원을 통장에서 확인하고 보는데, 기분이 아주 이상했다. 계속 해서 보게 되는데 느낌이 아주 묘했다.

"아! 누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입금할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그날 밤이 새벽이 오는줄도 모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SQLGate는 무슨 뜻이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