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너마저 - 보편적인 노래
너는 이 노래를 듣고서 그때의 마음을 기억할까, 조금은.
쓰는 노래마다 빼놓지 않고 좋아해주던 네게, 우리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선물했었잖아. 아는 한 최고로 알콩달콩한 단어들, 우리만 사용하던 사랑의 암호들, 세상에서 둘만 아는 일들을 듬뿍 담아서. 그렇게 나머지 모든 사람들이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가사를 우연히 다시 마주해버린 오늘, 나는 놀랐어. 이제는 정말 많이 지나버린 시간을 틈타서, 어느새 모든 문장들이 정말, 정말로 평범해져 있더라. 누구나 연인과 주고받았을 은밀한 말들로, 누구나 경험 해봤을 만한 연애의 모습을 적어놨더라고, 우리가.
우리가, 그리고 내가 그토록 신기해했던 '이거 완전 우리 사랑 이야기인데?'와, '이거 진짜 내 이별 이야기네.'의 미스테리가 드디어 풀리는 순간이었지. 그런데 말이야, 웃긴 게, 나는 그 보통의 사랑노래에서 우리의 특별한 순간들을 봐. 그래서 한참을 고민한 거야. 정말 특별했던 건지, 아니면 스스로 세뇌해왔던 건지.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분명히 우리는 특별했거든? 지금 돌이켜봐도 그랬어. 그러니까 슬프다가도, 깨닫는 거지. 결국 이 노래는 특별하다는 걸 말이야.
너랑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나 꽤나 열심히 살았던듯해. 너는 이제 굳이 멜론에서 내 노래를 찾아 듣지 않겠지만, 아직 한국에는 살잖아. 그러면 어디선가는 내가 쓴 글, 혹은 가사를 봤을 테지. 내가 널 생각하며 쓴 것들이라는 것은 꿈에도 모르고 말이야. 그리고 너는 지금 다른 사람과 '이거 완전 우리 노랜데?(혹은 얘긴데?)'를 하고 있을 거고. 그건 니가 나와 갔던 곳을 다른 사람과 가서가 아니야. 나랑 주고받은 밀어를 그 사람과도 주고받아서가 아니고.
그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일반적인 단어들에 각자의 특별함을 욱여넣어야 하기 때문이란 걸. 나는 이제야 새삼 깨달았어. 그러고 나서 내가 가장 처음 한 일이 뭔지 알아? 이젠 어떻게 불러도 너무나 일반적인 호칭인 너를 생각하면서, 이젠 어떻게 만들어도 너무나 일반적인 사랑의 노래를 썼어. 그래야, 우리의 특별한 기억들이 하루라도 더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