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신가영 -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눈을 뜨면 더 어두운 밤, 눈을 감으면 환하게 빛나는 밤.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은 항상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다시 한번, 허공이었다.
이 결과가 뻔할 행위를 굳이 해야 할까, 팔을 들었다가 이내 내리는 것이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을 '잠'이라는 지각생을 훠이훠이 쫓아내는 건 아닐까, 했지만 손금마저 고운 것이 닿을 듯 훤히 눈 앞이었으므로 불가항력이었다.
요새 들어서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만 출몰하니까, 잔머리를 살짝 굴려서 낮잠을 청해 보면 거기에는 또 코빼기도 안 보이고. 그렇게 항상 내 머리 꼭대기에 앉아있어야 속이 시원하냐. 밉고 또 미운 사람은 꿈에서조차 노-쇼.
아등바등 버둥버둥 대는 꼴을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잠꼬대였던 양 방금 깬 척을 해야겠지. 지레 무안해서 화끈해진 볼이 어둠 속에서도 붉었다. 글렀다, 싶어 눈꺼풀을 뻐끔뻐끔 대면 금세 사라지는 너. 이때다, 싶어 얼른 다시 잠을 청하면 또 짜-잔! 질 나쁜 장난은 한숨을 부르고, 그에 실려 잠은 다시 훨-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