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줘요

Nell - 마음을 잃다

by 재영
시간이 흐르고, 내 마음이 흘러서,
그렇게 당신도 함께 흘러가야 되는데.


그래요, 나도 딱한 사정은 알겠다 이 말이야. 그래도 어째요? 벌써 몇 달치가 밀린 거야. 내가 말이야, 세다가 까먹어 버렸어. 좋은 게 좋은 것도 어느 정도지 말이야, 너무하지 않아요? 내 입장에서 말이야 생각을 좀 해줘 봐요. 나도 살아야 할 것 아냐. 아니, 그래요, 알겠다니까? 이것저것 나갈 곳이 많은 것도 알겠어요. 또 요즘 시국이 말이야 이 모냥이 된 것도 다 알겠다 이 말이에요. 나도 힘들어. 죽겠어, 아주 그냥. 그러니 댁이야 오죽하겠냐마는 그래도 말이야 사람이 정도가 있지. 이건 뭐 내가 자선 사업하려고 말이야 여기 마련한 줄 아느냐 이 말이에요. 알잖아요. 요즘 같은 시대에 이 조막만한 곳이라도 살라치면 인생을 다 갈아 넣어야 돼. 알죠? 그래요, 아니 그동안 그 오랜 시간을 말이야. 뭐 성의 조금이라도 표시했으면 모르겠다 이 말이야. 찾아가면 집에 없고, 핸드폰은 먹통이고 깜깜무소식에, 쪽지를 남겨놨으면 답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 이 말이에요, 사람이. 그래야 나도 어떻게든 말이야 이해든 동정이든 하려고라도 해 볼 거 아니야, 그쵸. 아니, 알겠어요. 다 알겠는데 미안해요. 다른 곳 알아봐야겠어요. 그만 빼줘요 이제. 그니까 말이야, 적당이라는 게 있어야지 사람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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