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폴라로이드였어야 해

9와 숫자들 - 빙글

by 재영
미움과 무감의 차이를 알지 못했던 난,
언제고 되돌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어.


분명, 볼에는 피가 흘렀는데. 현실감은 함흥에서 귀순하지 못했다. 오만으로 끈적해진 행커칩은 네 뺨을 더욱 더럽혔고. 두 갈래 길 이정표는 '사랑 / 증오'라 쓰여있있고 '애증 / 애증'이라 읽혔다. 오른손잡이용 어린이 수저는 메이드 인 지옥. 관계는 계속될수록 무언가를 덜어냈지만 사실은 탓이 없다. 그렇게 빈털터리를 탈탈 털어대면 지독히도 청렴하니 안 지치고 배기겠어? 당연히 우리는 점점 배가 고파졌지. 먹어도 먹어도 무언가를 먹어야 했다. 언젠가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고 한 것 기억나? 이걸 이렇게나 크게 걸어놨으니 매일매일 눈에 띄지. 그런데 말이야, 분명히 보고 있는데 난 이제 거기 없어. 점과, 선과, 면뿐인 것은 수학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여기는 입구마저 막혀버린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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