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적정기술 메이커 커뮤니티인 <크리에이티브 톤> 네이버 카페에 책을 홍보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글을 올린 지 얼마 안 되어, 대표님께서 나에게 연락을 하고 싶다는 댓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다음 날 연락이 닿아 장시간 통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결론은 강의 제안이었고, 기술 봉사를 한 점, 2년이 넘는 시간 개도국에 체류한 점 그리고 결국 그 이야기를 정리해 책까지 만든 점을 높게 산다고 하셨다.
이번 강의가 특별했던 점은 일하고 있는 하담재 공용 오피스에 다른 사람들도 함께 이용하고 있어서 강의를 지하 공간에 준비한 일이다. 집에서 가져온 노트북과 본체에서 분리한 모니터, 기존 웹캠 그리고 와이파이 연결까지 비대면 Zoom 강의를 위해 새롭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듀얼 모니터에 발표자와 참여자 화면이 구분되어 PPT가 잘 구동되는지, 웹캠에 내 모습을 잘 담기 위해 조명 밝기를 설정하고, 목소리와 영상 음성이 잘 나가는지 음향 체크까지 신경 쓸 일이 참 많았지만, 다행히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강의 주제는 책과 관련한 '세네갈 해외봉사 이야기'로써 부제는 '기술을 통한 국제개발협력'이었다. 개발협력에 몸담기 전 나의 인생 이야기,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 된 계기, 세네갈에서 현지적응과 활동 경험담 그리고 기술자가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방법까지 약 1시간 진행하였고 나머지 30분 동안 질의응답을 받았다.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과 성실함으로 최대치를 쏟아 부었던 이번 한 주, 어떤 재밌는 개그 프로도, 수익을 창출하는 내용도 아닌 타자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관한 지루할 법한 강의를 묵묵히 들어준 참가자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저번 김치앤칩스 인터뷰를 시작으로 중간에 독자님과 개인적인 만남 그리고 이번 줌 강의까지 책을 출간하고 저자로서의 활동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고루했던 일상이 특별함으로 채워지는 요즘, 책을 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내일도, 모레도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달려야겠다.
PS. 내가 발표를 잘한 것인지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서 강의 후 녹화본을 보았는데, 생각보다 기대 이상으로 선방하고 있는 내 모습에 깜짝 놀랬다는..
*적정기술이란 그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로, 인간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