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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 raise me up Apr 23. 2024

20대인데 곧 장기가 하나 없어집니다.

20대 갑상선 전절제 수술 후기(갑상선이 없어지기 직전의 일기)

내가 수술받기로 한 그날은 전공의 대규모 사직이 예정된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나와 같은 날 수술하기로 되어 있던 많은 환자들의 수술이 반 이상이 취소되거나 미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운이 나쁜 경우 입원 당일에도 입원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글을 보고 긴장하고 있던 와중에 입원 당일 오전 9시쯤 입원 원무과에서 전화가 왔다.

"오후 두 시에 입원수속 하시면 되고, 병실은 수속하면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입원이 확정되었다.


팬트리에서 캐리어를 꺼내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병원 베개는 보기에도 불편해 보였기에 나의 베개와 엄마가 쓰실 엄마 베개, 엄마 이불을 챙겼다.


이후 다른 캐리어를 꺼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수술 준비물에 대한 고민이 많았으므로 아래에 차근차근 정리해보려고 한다.

1, 구부러지는 빨대와 텀블러 3개 -> 수술 직후에는 일자 빨대도 힘들다.

2, 보리차 티백과 인스턴트커피, 견과류와 맛밤 -> 정수기 물을 안 좋아해서 챙겼다.

3, 속옷과 양말, 수건 3개(3박 4일 입원이라)

4, 카디건 -> 입원기간 내내 상체 속옷은 착용 불가하며, 돌아다닐 때 환자복만 입으면 춥다.

5, 세면도구와 기초제품 -> 가글은 필요 없었고(가글이 가능하다면 양치도 가능), 5박 6일 입원기간 동안 세수는 단 3번만 했다(수술 전 날, 수술 날 아침, 퇴원 날). 토너 패드가 최고다. 어머니는 매일 샤워를 하셨다.

6, 검은 고무줄, 머리끈, 드라이 샴푸 -> 수술할 때 머리를 땋아햐 하는데 노란 고무줄로 묶었다간 고통이..

7, 슬리퍼

8, 미니 가습기 -> 책상용 가습기를 챙겼는데 더 큰 게 있었다면 큰 것을 가져갔을 것. 목이 건조하니 마른기침이 왕 많이 나온다. 수술 직후 기침은 위험하므로 챙기는 것을 추천.

9, 전자기기 및 충전기

10, 티슈, 물티슈(화장실 휴지는 필요 없다)

11, 보호자가 잘 때 입고 잘 옷


이 외에 아이스팩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내가 수술한 병원은 아이스팩과 거즈를 제공했고, 목베개의 경우 집의 베개를 챙겨서인지 필요가 없었다.

목을 가릴 스카프도 입퇴원시 폴라티를 입었기에 필요가 없었다.

옷걸이는 병실에 옷걸이가 충분히 있었고(두꺼운 옷걸이 3개), 수건 등은 걸 수 있는 공간이 꽤 있었다.


이런 준비물을 챙기고 아버지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가족끼리 여러 얘기를 하며 가다 보니 병원에 금방 도착했다.

도착해 입원 원무과에서 입원 수속을 밟고 원하던 2인실로 향했다.

병실에 가니 옷이 준비되어 있었고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수술복과 입원복을 설명해 주시고, 병원생활 관련한 정보 제공, 동의서 서명 등의 업무 후 지참약을 회수하셨다(동의서 업무는 아마 인턴 업무일 텐데 전공의 사직 때문이었을까..).


이후 16시에 수술 환자들 수술 설명회가 있었고, 수술 설명과 수술부위 표시 후 병실로 복귀하였다.

이후 간호사 선생님의 입원생활에 관한 추가 설명이 있었고 저녁을 먹은 후 가장 마지막 수술이라 내일 12시쯤 수술 들어갈 것이라는 말씀을 전해받곤 공식적인 일정이 종료되었다.

잠자리가 바뀌기도 했고, 수술 전 날이라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아채시곤 걱정 말라며 토닥토닥 날 재워주셨다.


이후 수술 날 아침이 되었다.

새벽 다섯 시쯤 간호사 선생님께서 젬스테인 용액 먹어야 한다며 깨워주셨다.

젬스테인 용액과 항히스타민제를 맹물 조금과 섭취 후 잠에 들었고

여섯 시쯤 간호사 선생님이 다시 오셔서 곧 바늘 꽂을 테니 씻고 상의를 수술복으로 갈아입으라고 하셨다.

잠에서 깬 후 간단히 세수양치를 하고 자리에 앉아서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으니 교수님이 오셨다.

수술 예정 부위를 확인하시곤 별 걱정 말고 오후에 봅시다~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가셨다.

교수님이 가신 후 바늘을 꽂았고, 채혈을 했고,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11시까지는 잠도 자고, 머리도 땋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기다릴만했으나 11시부터 12시까지는 한 시간이 열 시간처럼 느껴질 정도로 시간이 안 갔다.

간신히 12시가 되었으나 앞에 수술에 지연이 있어 12시 반쯤 들어갈 거라고 말씀하셨다.

12시 이십 분쯤 간호사 선생님과 이송반 선생님이 오셨고 화장실 다녀온 후 수술방에 내려갈 것이라 말씀 주셨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베드에 누워 환자 이송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술실로 내려갔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수술실에서 수술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그 유명한 문구를 봤다.

기독교가 아님에도 저 문구를 보는 순간 마음이 참 편해지더라.


이후 수술 전 대기실에서 마취간호사 선생님 문진 및 스몰토크 후 외과 전담 간호사 선생님과 수술방으로 들어갔다.

수술방 문이 열리고 들어간 직후에는 굉장히 추웠으나

수술방 베드에 눕고 나서는 수술방 간호사 선생님이 담요를 덮어주시고 따뜻한 바람을 계속 넣어주셔서 춥지 않게 잠들 수 있었다.


그리고 수술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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