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얼굴

바보같은 사랑

by 유안

사람은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쉽게 바보가 된다. 그 감정은 너무나 강렬해서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고, 자존심과 자존감마저 잃어버리기 일쑤다. 우리는 평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뒤로 미루고, 때로는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마음을 전하려 애쓰다 보면, 작은 행동이나 말 한마디에도 쉽게 흔들리게 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때로는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스스로를 지켜주던 원칙이나 가치가 뒤로 밀리고, 그 자리에 오직 한 사람에 대한 감정만 남는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모든 것을 흔들어 놓고, 모든 기준을 새롭게 만든다.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은 행동을 하게 만들고, 자존심을 내려놓게도 한다. 자존감이 높았던 사람도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에 자꾸만 애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사랑은 그렇게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만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모습이야말로 진짜 사랑의 얼굴일지 모른다. 사랑은 그만큼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때로는 무모하기까지 하다. 이성적으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이지만, 그 안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다.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감정이기에, 가장 인간적이고 솔직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통해 우리는 솔직해지고, 사랑을 벗어나려 해도 끝없이 그 감정에 이끌리게 된다. 이런 모습들이야말로 우리가 인간임을 증명하는 순간들이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때로 우리를 아프게 하고 혼란스럽게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쉽게 흔들리고, 쉽게 상처받지만, 그 경험들이 쌓여 더 깊은 사람이 되어 간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로 인해 상처받았을 때 비로소 깨닫는다. 사랑이란 완벽한 행복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을 드러내고 부족한 점들을 알게 해주는 거울이라는 것을.


어떤 사람은 말할지도 모른다. 사랑 때문에 바보가 되느니 차라리 이성적이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낫지 않냐고. 하지만 이성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사랑은 우리에게 열정과 충동을 준다. 그 충동은 때로는 위험하고, 우리를 상처 입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얻는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사랑을 통해 우리는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살아있음을 느끼고, 그로 인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사랑이 주는 아픔과 혼란 속에서 우리는 인간적인 감정의 깊이를 느낀다.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고, 이해하고 싶어 하며, 그러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의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 이런 소망은 때로 바보 같은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누군가를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거나, 자신을 희생하기도 한다. 때로는 그것이 전혀 보상받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애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경험이 된다. 사랑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그 아픔 속에서 우리는 더 깊고 넓은 사람으로 성장한다. 사랑을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을 더 이해하고, 더 다정한 마음을 갖게 된다. 바보가 되는 순간에도 그 속에는 우리의 진심이 담겨 있고, 그 진심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닿을지 아닐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흔적으로 남는다.


그래서 사랑에 빠져 바보가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순수한 열정과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며,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깊이를 더해가는 과정이다. 사랑 때문에 바보가 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인간적인 순간들을 쌓아가는 것이다. 사랑이 끝나든 이어지든,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하고, 더 성숙해진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기에 사랑에 빠진 바보 같은 순간이야말로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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