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덧없음

by 유안

문학 시간에 왜 그렇게 인생무상에 대한 시를 많이 가르쳤을까. 시를 써 보니 문득 떠오른다. 어렸을 적, 한문의 한글 풀이를 알았지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마음으로는 와닿지 않았다. 성년이 될 때까지 인생의 덧없음에 대해 알려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긴, 어린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알려 준다면 아무 의미 없는 소리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때는 몰랐다. 인생이 무엇인지, 덧없음을 왜 그토록 중요하게 다뤘는지, 왜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것에 대해 노래하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지. 문학 시간의 한 구석에 앉아 시를 읽던 나는 그저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만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무상'이란 무엇일까? 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잡히지 않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서른이 지나니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많은 것들이 내 앞에서 사라지고, 변하고, 그렇게 흘러가면서 비로소 '덧없음'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삶의 어느 순간에는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는다. 꿈꾸던 일도, 소중히 여겼던 관계도, 그 모든 것이 결국에는 바람처럼 흩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린 시절의 나는 그것을 두려워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 덧없음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있다.


문학은 우리가 마주할 진실을 미리 알려주고 있었던 것 같다. 인생이 영원하지 않음을, 그리고 모든 것은 언젠가 끝이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인생을 더 소중하게 만든다. 덧없기 때문에 더 빛나고, 그래서 더 아끼게 된다. 문학 시간에 읽었던 그 시들이 이제야 그 의미를 드러내며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네가 잡으려 했던 것들은 결국 사라질 것이지만, 그것들이 네게 남긴 흔적은 진짜야'라고.


어쩌면 그때 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단순한 허무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떤 것의 끝을 마주할 때 느끼는 그 모든 감정들, 그것들이 바로 인생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사랑이든, 꿈이든, 그 끝에서 맞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한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강인함이고, 인생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덧없음 속에서도 피어나는 그 작은 순간들, 그것들이 모여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된다.


문학 시간에 그렇게 많은 시를 읽고 해석하려 했던 이유가 이제야 조금은 이해된다. 그것은 인생이 가진 덧없음을 미리 경험하게 하고, 그것을 조금 더 용기 있게 받아들이게 하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그 시들이 조금은 나와 가까워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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