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피는 꽃은 빨리 질 뿐

방향이 맞다면 천천히 걸어가도 괜찮아

by 에센티아

전직 아나운서인 손미나 작가가 나온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아나운서라는 안정된 선망의 직업을 과감히 내던지고, 여행작가를 비롯해 자기가 꿈꾸던 모든 것을 종횡무진 이루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내게 큰 영감과 동시에 불안을 선사해주었다.




남들이 말하는 대로, 사회가 정해놓은 대로 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을 산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려면 몇가지 조건들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먼저, 경제적으로 자유로울 것.

다음으로, 군중들로 부터 함부로 참견당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독보적인 위치에 있을 것.

마지막으로, 무리와 떨어져서도 스스로 고독을 즐길 수 있을 것.


이 세 가지 조건을 당당하게 창출해낼 능력과 각오가 있는 사람이라야, 모두가 동경하는 독자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손에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결여된 채,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이 혼자 제아무리 자기만의 방식으로 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해봐야, 좀처럼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이다.


photo-1471899236350-e3016bf1e69e.jpg?type=w1 © andsmall, 출처 Unsplash

불안 앞에서


여지껏 내가 살아온 방식과 삶속에서 지향했던 모든 것들이 과연 맞는 방향일까?

무언가 틀렸거나, 많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자신의 꿈을 이루고, 그 꿈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볼때면 부러움과 동경하는 마음과 동시에 불안과 조급증이 느껴진다. 나만 빼고 온 세상 모두가 저만치 앞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만 같다. 도저히 내가 따라잡을 수 없는 엄청난 속도로.


이렇게 살다가 아무런 의미나 성과도 없이 내 삶이 으스러져버려, 세상에 나란 존재를 알리지 못한 채 촛불처럼 인생이 꺼져버리는 날이 올까봐 나는 두렵다.


물론 남들에게 나를 알리는 일이 뭐 그리 대수란 말인가.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는 충만하고 자랑스러운 삶이었다면 그걸로 된 것이지. 하지만 이는 자기 기만에 불과하다. 마음 속 깊은 곳에 타인의 인정과 사회적 성취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뿌리깊게 도사리고 있는지를 알고 있기에.


그럼에도 내 삶의 주인이자 절대적 비평가는 오직 스스로일 뿐이라는 진실을 가슴속에 아로 새기며, 덤덤하게 내게 주어진 길을 걸어나갈 수 밖에는 없다. 느리더라도 천천히 천천히 내 나름 나의 하루 하루를 충실히 쌓아가다보면, 비록 사회적 의미의 성과는 바로 보이지 않을 지언정, 적어도 내 자신을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되리라.


나에겐 지금 그 사랑과 신뢰를 쌓아올리는 일이 가장 급선무 일지 모르겠다.


SE-4b86fb81-1b29-4f8f-95c8-d6d9d9ea299a.jpg © yashgarg, 출처 Unsplash

나만의 길, 나만의 속도


세상에 압도되지 않고, 오로지 나만의 페이스로 자신있고 당당하게 한걸음씩 내딛어 갈 수 있겠는가?

초조한 마음이 들고, 지금의 내 처지가 영 못마땅하게 여겨진다하여도, 이 모든 마음 속의 악마를 철저히 무시하며, 나만의 신념대로 묵묵히 내 길을 갈 수 있겠는가?


나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마음 먹는다.

what else?

그 밖에 뭘 어쩔 수 있겠는가 말인가!


이 질문에 대해 'No'를 말하는 순간, 내 삶의 꿈도, 의미도 몽땅 잃을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너무나 간단하지 아니한가!


나는 그렇게 나만의 속도로 계속 갈 수 밖에 없다!


SE-57ed6650-d8d5-443b-92ec-df9a9fadfc3f.jpg © anniespratt, 출처 Unsplash

지금은 '내면에 귀기울이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


불꽃처럼 열정이 활활 타오르지 않는다고 너무 염려하지는 말자. 때가되고 알맞게 달구어지면 다 알아서 활활 타오르리. 쉬지 않고 타오르다가는 타 죽어버릴 수도 있으니, 잠시 심지를 갈아 끼운 것이라 생각하면 될 뿐. 그래, 다시 가속이 붙을때까지, 그렇게 꾸준히 긴장을 내려놓고 기대하지않는 마음으로 다시 집어들면 그만이다.


느리게 움직인다고 하여 결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눈에 띄게 아직 무언가 이룬 것은 없지만, 나의 어제와 오늘의 고뇌와 몸부림이 차곡 차곡 쌓여가고 있다.


언젠가 먼 훗날에 오늘의 내가 보내는 이 무의미할 것만 같은 나날들도 반드시 무언가 의미있는 시간으로 라벨링이 되는 날이 오겠지. 다만 지금은 내 운명과 사명에 대한 우주의 거대한 플랜을 알 길이 없어, 한없이 고독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때도 있는 것 뿐이다.


언젠가 나도모르게 차곡차곡 쌓인 나의 눈물과 염원, 그리고 노력들이 세상의 빛을 받는 날도 오면 좋을테고. 안 온다해도 그 모든 시간들에 분명 의미는 라벨링 되어져 있을 것이다.


'내면에 귀기울이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 이었다고.


SE-aa3316ac-1908-4c09-b2b9-c79361ec03eb.jpg © harshalhirve, 출처 Unsplash

인생은 속도 보다는 방향이다


나는 목표를 향해 빠르게 뛰어가기 보다는, 방향이 맞다면 천천히 걸어서 갈 것이다. 지금 내가 추구하고 있는 것들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서두르지 않아도 욕심내지 않아도, 때가 되면 다 도달하게 될 것이다. 다만, 더 빨리 가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이 들때, 남들은 더 잘하고 있는 것 같은 비교하는 마음이 들때, 내 속도를 유지시켜줄 수 있는 삶의 페이스 메이커는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항상 더 나은 것을 동경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내 정신은 분명 위대하고 대단하다. 다만,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만족과 감사를 느끼며, 그것들을 충분히 만끽 하지 못한다면 언제나 피에 목마른 뱀파이어 처럼 내 영혼은 굶주리고 야위어 정처없이 무언가를 찾아 헤메일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회복해야할 태도는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삶이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삶.

하루 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 속도로 차분하게 유지하면서, 내가 원하는 방향을 향해 가고자 한다.


조금 빨리 가나, 조금 늦게 가나, 결국에 정착지는 죽음 뿐이다. 삶에서 내가 진짜 얻고자 하는 것은 오로지

정착지로 가는 동안의 과정을 최대한으로 즐겁게, 의미있게 즐기는 것 뿐.


빨리 피는 꽃은 빨리 질 뿐이다!


SE-3123a6a6-bfdd-42ec-b749-2cfaf91d98d0.jpg © miroslava,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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