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살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무대 위로 올라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철퍼덕 앉아 가슴을 내려친다.
“아이고 내 팔자야, 아이고 내 신세야”라는 소리에 맞춰 익살스러운 연기를 이어나간다.
가족이나 친구가 이 모습을 봤더라면 놀라 자빠졌을지도 모른다.
‘얘가 이런 것도 했었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시골 체험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는 분들과 며칠간 합을 맞추며,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작은 음악회를 한다고 하길래 노래 못하는 내가 굳이 참여를 해야 되나 싶었다.
무엇보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우스운 표정을 짓고, 남들 앞에서 나서는 것이 불편했다. 심지어 음치, 박치, 몸치인 내가 노래 부르며 춤까지 춰야 되다니!
처음에는 많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 마음은 빠르게 변했다.
‘이왕 온 거 해보자‘, ’언제 이런 걸 해보겠어’라는 마음이 생겨나자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이왕 시작하기로 한 거, 모든 불평은 내려두고 잘하려고 했다.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서툰 모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맑게 아이처럼 웃는 할머님들을 뵈니 알 수 없는 전율이 흘렀다.
“뿌듯함”
부끄럽다는 핑계로 함께하지 못했다면 이 감정과 전율을 느껴보지 못했을 거다.
시골에 오면서 ‘시골 온 김에’라는 마음으로 뭐든 다 시도해 보았다. 처음 하는 것, 못하는 것 투성이었지만 이왕 온 거 빼지 말고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나씩 차근차근 도전했다.
이렇게 해보니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시작이 어려울 뿐 막상 해보면 어려울 것도 없다는 것이다.
안 해 봤기 때문에 낯설고, 서툴 수는 있지만 결국 무서워하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었다. 모든 걸 완벽하게 잘 해내지 못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면 되었다.
시골 생활은 나의 많은 것을 변하게 해 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 것.
’시골 온 김에, 이왕 하는 김에, 여기 온 김에’ 라는 생각은 큰 용기를 주었다. 이 기회가 마지막인 것처럼, 언제 또 해보겠냐는 생각이 들어서면 뭐든 할 수 있게 해 준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태어난 김에‘라는 마음으로 뭐든 도전해 보고, 용기를 얻고, ’별 거 아니네’라며 여유도 부려보고.
세상에 못할 것은 없다는 마음으로 살다 보면, 내가 원하는 그림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두 달이라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서 다시 도시로 돌아갈 날이 며칠 안 남았다. 현생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이 꽤 부담감을 주지만, ‘~하는 김에’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태어난 김에 도전하고,
태어난 김에 즐기고,
태어난 김에 웃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태어난 김에 많이 웃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