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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연상이 뭐가 좋아서

이렇게까지 소중한 존재가 되었나

by 사적인 유디


타로, 사주, 미신을 믿는 건 아니지만 한 번씩 재미로 보는 편이었다. 맞으면 맞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고.


23년 새해에 타로를 본 적이 있다. 연애를 쉰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연애운을 보았고, 내가 뽑은 카드의 풀이는 다가오는 2월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 사람이 운명의 상대가 될 것이라 했다. 다만, 사회적 지위 차이나 나이 차이가 있어 주위 시선을 신경 쓸 수 있다고 했다.


사실 타로를 봐도 안 맞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약간의 설렘을 가지되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2월이 되고, 지금의 남자친구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처음부터 묘한 끌림이 있었다. 보통 나는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거는 성격도, 같이 놀자고 하는 성격도 아닌데 이 사람한테는 계속 말을 걸고 싶었다. 이 사람과 대화를 할 때에는 웃는 시간도 많아지고, 편하고, 즐거웠다.


호감이 커져가다 뒤늦게 나이를 알게 되었고, 큰 아쉬움이 남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나이 차이가 너무 컸던 것이다. 혼자 감정을 억제하려 했지만, 마음이 생각처럼 따르지는 않았다.


겉으로는 좋아하는 티를 내지 않으면서 속으로는 남자친구가 아닌 남편감으로 너무 좋은 사람일 것 같은데 라며 아쉬워하기도 했었다. 아무래도 시선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마음을 잡아보려고도 했으나, 결국 중요한 건 남 시선이 아닌 내 마음이었다.


나는 이 사람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고,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하기도 했으며 함께 있는 모든 순간을 즐겁게 보내었다. 이 사람 특유의 긍정적이고 건강한 마인드와 순수함이 나를 정화시켜 주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항상 내 편에 서서 나를 지지해 주는 든든한 모습에 큰 안정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만나는 데에 있어서 망설임이 컸었는데, 그 당시 마음의 문을 닫으려고 했던 나에게 남자친구는 이런 문자를 보내었다.


'나는 내 마음속 소중한 이의 아름다운 웃음을 보고 싶고, 그렇기에 당신이 웃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나의 마음입니다'


오전 6시에 이 문자를 보내기까지 얼마나 잠 못 들고 고민했을까. 문자를 보니 마음이 흔들렸고 혼란이 찾아와 답장을 하지는 않았다. 이후로도 다가오는 남자친구에게 나는 ‘연애 안해요’라고(마음에도 없는 소리) 딱 잘라 말하면서도 이 사람에 대한 아쉬움이 컸었다.


그러다 한 날에 남자친구는 카페에서 대화를 하던 중 진지하게 말을 꺼내었다.


"걱정 없이 살게 해 줄게요. 앞으로의 인생에서 고민이 없었으면 해요. “


담백한 말투와 진지한 눈빛, 진심이 담긴 말로 남자친구는 다시 한번 마음을 표현했다. 가볍게 만나는 존재가 아닌 진심으로 나에게 다가와 주었고, 남자친구의 말에 알 수 없는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나는 이 만남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이어오고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 좋은 에너지를 주고 있고, 많은 영향을 주고받아서 이 사람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라는 생각도 종종든다.


가끔 싸우기도 싸우고, 미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서로가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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