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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아내에게 들려주는 삼국지 3화

들어가는 글: 와이프가 방심하는 틈을 타서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다시 전개해보겠습니다 ㅋ 


1. 다시 원소  


또 다시 원소 


제가 삼국지를 읽으면서 가장 흥미롭고 많은 생각을 한 것은 바로 '관도 전투'였습니다. 

당대에 최강이라고 불리우는 '원소'와 그당시에는 미미하지만 이미 영웅의 길을 걷고 있던 '조조'와의 

목숨을 건 한판 승부입니다. 


결국 조조는 이겼고 원소는 졌습니다. 

동시에 조조는 천자 뿐만 아니라 기주의 패권까지 가져갔기 때문에 당대의 최강자의 위치로 발돋움할 수 있었지요. 


원소는 명문가의 후손입니다. 조상들이 대대로 사세삼공(4번에 걸쳐서 삼공의 지위에 오름)의 자제이며 

본인 주변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았습니다. 

원소는 잘 생겼습니다. 중국은 리더의 자질로 '풍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주는 매우 기름진 땅으로 인구(병사)도 많고 물자도 풍부하고 지역기반도 훌륭합니다. 

더구나 관도 전투에 앞서 북방의 '공손찬'을 제압했기 때문에 사기도 높습니다. 


조조는 환관의 후손(아버지가 환관의 양자임) 이고 외모도 훌륭하지 않았습니다. 

서주에서 거병하면서 하후돈, 하후연, 조홍등의 맹장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군사도 많지 않고 원정을 하면 본진이 비게 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목숨'을 건 한판 승부를 치뤄야 합니다. 


이렇게 둘은 서로 달랐지요. 

일전에 <창천항로>라는 만화책을 보면 군세는 5:1 정도로 원소가 우세했다고 합니다. 


2. 조조는 왜 이겼을까? 


유재석이 조조라니 ㅋㅋ

조조는 왜 이겼을까요? 


저는 이것이 매우 궁금했습니다. 

전쟁은 좋은 장수와 능력있는 모사, 강성한 군사와 풍부한 물자로 결정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모든 면에서 원소는 조조를 압도하였습니다. 


반대로 원소는 왜 졌을까요? 


몇 가지 제 의견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자세한 내용은 "관도 대전 나무 위키"를 검색하셔도 됩니다) 


1. 원소는 '모사의 조언'를 믿지 않았습니다. 


원소 휘하에는 저수, 전풍과 같은 당대 최고의 모사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지구전'을 펼치도록 조언하였으나 원소는 그말을 듣지 않았죠. 

반면 조조에는 순욱이라는 모사가 있었고 조조는 그와 서신을 주고 받으면서 자신은 전방을 지휘하고 순욱에게는 비어 있는 허창을 수비하고 물자를 지원하도록 하였습니다. 


리더와 참모와의 단단한 연결고리가 없었던 것이죠. 

전쟁에는 신뢰가 중요한 것같습니다. 누구를 믿어야 하고 누구를 배제해야 하는가? 그것이 리더의 역량이죠.  


2. 전쟁은 전장에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조가 힘겨운 전세를 역전한 것은 순우경이 지키고 있던 '군량고'를 습격했기 때문입니다. 

원소는 병사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을 유지하기에는 수많은 물자와 병량이 필요하게 되는데 군량고가 불타서 물자가 부족해졌기 때문에 전투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3. 명분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이지만 전쟁도 '명분'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조조는 천자를 옹립하여 명분을 얻었지만 

원소는 천자를 폐위하고 자신이 황제에 오르려고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왕가의 후손인 유우를 추대하려고 하였지만 어짜피 본인이 모든 실권을 가지거나 직접 황제에 오를 생각을 하고 있었죠) 


천자는 국가 통일의 상징입니다. (이중텐 <삼국지강의> 출처) 

전쟁을 승리한 것이 조조이지만 , 승리 이후에도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뒷 수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3. 관도 대전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관도대전

원소는 강자를 의미하고 

조조는 약자를 의미합니다. 


원소는 명분이 없었고 

조조는 명분이 있었습니다. 


원소는 믿지 않았고 

조조는 믿었습니다. (당연히 누구를 믿을지가 매우 중요하죠) 


저는 우리가 맞이하는 수많은 상황을 '관도 대전'에 비유를 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많은 장수와 메타포가 등장하기 때문에 충분히 끼워맞출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어떤 '교훈'을 드리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삼국지에 관한 전문가도 아니고 제가 위에서 서술한 내용도 관련 문헌을 꼼꼼히 뒤져본 것은 아니거든요. 

거의 기억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관도 대전에 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내 삶에서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를 고민해봤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1) 강자가 되자 ㅋㅋ (약자는 여러모로 괴롭습니다. 승자인 조조도 과정은 매우 험란했습니다) 

2) 좋은 사람을 믿자 (조조 주변에도 원소 주변에도 좋은 사람은 많았습니다. 보는 눈이 중요합니다)

3) 명분을 얻자 (명분은 사회 생활에서 매우 중요하죠 ^.^) 


대충 이런거 였습니다. 좀 어린아이같은 결론이기는 하네요.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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