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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카 May 19. 2019

방콕 사람들이 타인을 대하는 태도

매거진 <B> 방콕에서 배운 글로벌 시티즌의 태도

매거진 B가 다섯 번째 도시 이슈로 방콕을 선택했다. 베를린, 서울, 포틀랜드, 교토, 그리고 방콕이다. 왜 방콕일까?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나에게 방콕은 휴양지를 가기 위해 잠깐 들릴만한 곳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 나온 방콕은 내가 알던 방콕이 아니네?!



"사원이나 화려한 밤문화, 푸껫 등의 인근 휴양지 같은 클리셰로 방콕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거진 B는 이런 방콕의 ‘태도’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대대로 이어온 문화유산과 예술적 안목, 탁월한 상업 감각과 기술력은 좋은 브랜드와 도시를 만드는 밑거름이지만 태도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사회의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사람들은 객관적 지표보다 태도로부터 비롯된 비전을 믿게 되니까요."
-매거진 <B> 편집장 박은성




Sabai sabai

‘사바이 사바이’는 ‘천천히 천천히’ 흘러가는 대로 살자는 의미로, 태국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라고 한다. ‘빨리빨리’의 한국과 대조되는 표현이다. 둘 중 어느 게 좋다는 정답은 없지만, 혹한 겨울이 없는 따듯한 나라 사람들이 쓸만한 표현이다. 인터뷰 중에 방콕 사람들의 태도에 관한 글이 있었다.


“방콕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걸 이해하려고 애쓰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생활을 통해 자기 처지를 비관하지도 않아요. 각자 삶의 영역이 있고, 그 삶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거든요. ...  

자신들이 잘 알고 있는 태국의 전통은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다른 문화를 비판하거나, 숭배하지도 않죠. 오직 그대로를 존중하고 받아들일 뿐이에요. 다양한 문화가 자신들의 본질을 잃지 않고 하나의 도시에서 공존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류순경(패션&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 인터뷰 중




다 같이 가난하면 행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가난한데 너는 아니네?’를 느끼는 순간 달라진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부탄도 지금은 행복지수가 예전만큼 높지는 않다고 한다. 태국은 상위 1%의 부유층이 태국 전체 58%의 부를 점유하고 있을 만큼 소득의 격차가 크다. 이렇게 큰 빈부격차에도 방콕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 이유가 이런 태도에서 나오는 걸까? (물론 모든 방콕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보고 싶은 도시,

도시 브랜딩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도시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는 아마도 ‘사람’ 일 것이다. 사람이 모여서 도시가 되고, ‘사람’만이 그 도시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 인구 1천만의 도시를 메가시티라고 한다. 2017년 기준으로 47개 정도의 메가시티가 있는데 대부분 아시아에 몰려있다. 도쿄, 상하이, 자카르타, 델하이, 서울, 광저우... 심지어 중국은 15개, 인도는 5개의 메가시티를 가지고 있다. 유럽은 거의 없다. 메가시티는 인구수로 만들어지지만, 가보고 싶은 도시는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만든다.


방콕 편을 읽으면서 우리의 ‘서울’을 고민해보게 된다. 사람이 도시를 좋은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시작은 뭐가 있을까.


내가 가봤던 다른 나라의 도시를 생각해보면 좋았던 도시, 별로였던 도시를 구분 지었던 기준은 사람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아름다운 풍경과 건축, 자연도 있지만, “독일 사람들은 겉은 무뚝뚝해 보여서 무서웠는데, 한번 말을 트니까 엄청 친절하더라고” “마드리드에 갔는데 다들 밤늦게까지 신나게 놀더라.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게 딱 맘에 들었어!” “빈에서 인종 차별당했어. 어떤 사람들은 날 아시아인이라고 빤히 쳐다보면서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는데 정말 기분 나빴어” 이런 식의 아주 단편적인 사건, 찰나의 순간이지만, 개인적으로 경험한 몇몇의 사람들로 그 도시를 기억하기도 하니까.


얼마 전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읽으면서 호감을 얻을 수 있는 태도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Q. 지속해서 호감을 일으키는 최대 요소는 무엇입니까?

확실히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자연스러운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은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공동체에 부과된 복잡한 문제의 핵심을 부드럽게 터치하지요. 별것 아닌 일도 심각하게 문제 삼는 사람과는 대조적입니다. 지속적인 호감을 일으키는 최대 요소는 공평함과 너그러움입니다.”

-미치 프린스턴, 임상심리학과 교수,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의 저자



결국 사람은 존중받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오늘 하루만 지나가는 관광객이더라도.

그런 면에서 방콕 사람들의 태도는 분명 배울 점이 있다. 다른 문화를 비판하지 않는다. 숭배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들의 본질을 잃지 않고 함께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타인을 대하는 태도, 글로벌 시티즌다운 모습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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