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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카 Jul 02. 2019

브랜딩,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

브랜딩 실무자가 알아야 할 10가지 체크리스트 강연 후기

오랜만에 열심히 사는 느낌으로 평일 저녁 강연을 들으러 갔다. 브런치에서 넘나 유명한 박창선 대표의 <브랜딩 실무자가 알아야 할 10가지 체크리스트>라는 주제로 퇴근 후 브런치 Talk를 신청했다. 결론적으로 그의 강연을 들은 건 참 잘한 일이었다. 브랜딩 업무를 알게 모르게 몇 년을 계속하면서도 “브랜딩은 딱 이런 거죠! 이거부터 합시다!”라고 말하기는 참 모호했는데, “나는 브랜딩이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브랜딩이든, 마케팅이든, 디자인이든 뭐든 제대로 하려면 자기만의 업무 해석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기준을 찾기 위해 얼마나 깊은 고민을 했을까가 느껴졌다.



“브랜딩,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

-퇴근 후 브런치 Talk, <브랜딩 실무자가 알아야 할 10가지 체크리스트> 강연에서, 박창선 대표



이 글에서 이어지는 2부가 바로 내가 들은 강연!

https://brunch.co.kr/@roysday/340



나의 경우엔 이전에 디자인 회사에서 일했을 때는 외부에서 브랜딩 작업이 필요하다고 결정된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이것이 정말 필요한 일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대부분 대기업,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들의 브랜딩이었고, 그들은 브랜딩이 꼭 필요했으니까. 지금은 2인 기업의 1인으로서 우리가 만든 브랜드를 브랜딩 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이번에는 ‘우리에게 지금 브랜딩 작업이 꼭 필요한가?’부터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브랜딩뿐만 아니라 해야 할게 너무너무 너-무 많아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뭐가 제일 중요한지 스스로 판단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강연을 신청 전 질문을 하나씩 남겼는데, 그 질문에 하나씩 답변해주셨다. 정성스럽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주옥같은 답변들을 5가지 골라 밑줄 그은 것들을 공유한다. 다 같이 잘하면 좋은 거니까!



1. 브랜딩과 매출의 관계에 대하여

팔리는 브랜딩?

브랜딩의 목적은 매출인가?

브랜딩을 하지 않으면 매출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그럼 브랜딩은 뭐지?

결국 브랜딩은 철학, 관념, 이념!

그것이 실체화된 것이 회사고, 국가고...

이미 만들어졌다. (=브랜딩은 이미 되었다)

회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내가 구현하고자 했던 철학과 이념으로 돈을 버는 것!

결국 반드시 매출과 연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출이 안 나와도 브랜딩은 천천히 잘하면 돼... No! 수없이 시도하면서 고객에게 핀트를 맞추는 일)


2. 브랜딩 실무자가 KPI를 정하는 법

우리가 하는 말고객이 우리를 기억하는 말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최대한 같아지도록, 계속 던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

고객은 우리 회사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아, 그 뭐뭐뭐 하는 거 있잖아.’ = 그 뭐뭐뭐가 메타포가 되면 아, 이제 포지셔닝됐구나!

그 뭐뭐뭐를 사람들이 말하게 만드는 게 KPI


3. 시간도 없고 효율적으로 브랜딩을 하기 위한 순서가 있다면?

브랜딩 프로젝트를 미루는 것

돈이 없이 브랜딩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돈을 버는 행위 자체가 사실 브랜딩!

돈을 잘 벌자.


4. 누구나 브랜딩 하는 시대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게 내 옷이 맞는지, 잊지 말 것! 성공한 브랜딩은 콘텐츠가 좋아서 성공한 게 아니라 ’그 직원들’이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 (똑같이 할 수 없다) 사실 브랜딩 가이드는 공개해도 상관없다. 만약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콘텐츠라면 애시당초 유효하지 않은 것. 개인화되지 않은 것이니까.


5. 브랜드를 시각화하는 과정?

모호한 생각, 관념은 디자인으로 옮길 수 없다. (넘나 공감..) 일단, 텍스트로 정제된 것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실 그런 것들보다 지금 우리 회사 책상 위에 올려진 것들, 출근 분위기, 회의 분위기, 점심은 뭘 먹는지, 공통 관심사는 뭔지, 행동, 말투, 옷 등등등  이미 다 실체화된 이것들을 가지고 디자인하자. 예시로 스페이스 오디티의 직원들은 모두 <유미의 세포들>의 팬이었다. 그래서 이동건 작가와 콜라보해서 사원증을 세포들로 다 그려줌!(부럽) 결국, 직원들의 공통 관심사가 그 회사의 캐릭터이고 브랜딩이 된다.


우리의 코드를 명확하게!

자꾸 없는 걸 만들려고 하지 말고, 있는 걸 보여주자.

사회적 가치에 공헌합니다?! 이런 거 말고,

우리의 모습을 보여줄 테니, 좋아할지 말지 선택하세요.

고객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말투, 행동, 매너 등 ‘비정보적인 것들’을 보여주면 그들이 우리를 판단할 것이다. 좋은지 안 좋은지.

이것들의 총합이 브랜딩이고, 지속해야 할 일이다.


밑줄은 여기까지.



브랜딩은 무엇일까를 직접 부딪히고 고민하면서 만든 내용이라고 느껴져서 좋았다. 현실적이고 실무의 생생함이 느껴지는 뼈 때리는 말들 하나하나가 도움이 됐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 좋았던 강연, 덕분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업무들의 기준, 해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종합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업무란 무엇인지.

내가 생각하는 브랜딩의 업무란 무엇인지.

저마다의 환경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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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모임, ‘쓰담’ 멤버로 함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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