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스스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식물에게 배우기
우리는 지난 3년간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하고, 3D 프린터를 활용해 다양한 식물 키트도 만들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집 안에서 살아있는 식물과 함께 지낸다는 건 정말 멋지고 근사한 일이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만큼이나 알아야 할게 많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그래서 먼저 식물을 이해하고 관심이 가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했다.
그렇게 알아가던 중 ‘식물 관련 책 중에서 이렇게 재밌게 쓴 책이 있다니!’ 놀라워하며 읽었던 책이 있었다.
"식물의 삶에 대한 인간의 인식은 내가 10대 시절에 읽은 공상과학 소설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35억 년 전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세포들이 지구 상에 등장했고,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것은 20만 년 전이라고 한다. 35억 년을 1년이라고 치면 20만 년은 겨우 30분에 해당한다. 광합성 생물이 1월 1일 0시에 탄생했다면 현생인류는 12월 31일 밤 11시에 막차를 타고 지구에 도착한 셈이다.
- 스테파노 만쿠소 <매혹하는 식물의 뇌>
자연의 역사는 이렇게나 어마어마하다. 식물은 인간의 인생 대선배라고 할 수 있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도 우주의 비밀만큼이나 자연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다. 우리는 기껏해야 식물에게 햇빛을 보게 하고, 물을 주는 정도밖에 아는 게 없으니까. 어떤 이유로 탄생하는지, 어떤 과정으로 살아남는지 잘 모른다.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의 마음으로 관심이 가는 식물들을 관찰하고 경험해보니 마치 우리에게 '뭐가 그렇게 급해, 천천히 이렇게 해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아인슈타인이 그랬듯 자연을 유심히 관찰하면 우리 스스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좋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어마어마한 자연의 역사를 다 알고 이해할 순 없겠지만, 진짜 살아있는 식물을 키우지 않아도, 자연을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식물키우는 디자이너
잼프로젝트 디자인 작업 구경하기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