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박 회장이 자랑하던 '박 회장님 표' 애인도 바로 그녀였던 것!!!
박 회장님은 어린 시절부터 타월 공장 종업원으로 생활하면서 이 고생, 저 고생 끝에 호남에서 몇 안 되는 타월 회사로 성공하였으며 마침내 이 업계에서 자수성가를 이루신 분이시다.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박 회장님은 산전수전을 거쳐 지금은 광주광역시에 모 타월 회사를 탄탄하게 운영하시고 계신다.
회장님이 자칭해 말씀하시기도 했지만 사무실에서 내조를 하는 사모님은 공동대표, 대표이고 박 회장님은 타월 회사 공동대표, 회장이시다.
또, 봉사활동을 많이 하셔서 00 산악회며 00 문화사랑, 00 학교 육성회장 등 봉사단체의 회장을 두루 역임하기도 했다.
회장님은 키가 작고 성격이 급하고 까칠한 분이라서 말투까지도 대충 짧은 분이시다.
74세라는 연세를 뒤로하고 항상 넘치는 에너지와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갖고 그분은 오늘도 전남과 전북을 넘어 경상도까지 봉고차를 직접 운전하시면서 거의 매일 쉬지 않고 타월을 납품하신다.
박 회장님은 일과가 끝나면 여독을 풀고 사회생활과 밤 문화를 즐기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가리지 않고 즐겨하신다.
굳이 한 가지 독특한 성향을 꼬집어 말하자면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하여 조금 괜찮다 싶으면 ‘자네는 내 것이여’하면서 어느 좌석에서나 술도 사주고 택시비도 거침없이 집어준다.
그런 여인네들이 박 회장님 주변에 7~8명이 족히 넘게 있는 걸로 안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소개한 여성만 해도 5명이 넘으니 이건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박 회장님이 키가 작고, 성격이 급하고, 까칠한 분이고, 말투까지도 대충 짧은 분이시지만 사람이 좋아 그러려니 하면서도 언젠가는 그러한 급한 성격 때문에 무슨 일이 터져도 된통 터지지 않을까 하고 항상 술자리에서 경계심을 품어 왔다.
그러던 중 박 회장님의 그녀를 처음 만난 그날도 항상 그렇게 해 왔듯 박 회장님의 호출로 00 회관 한 모퉁이 술자리에서 호젓이 만나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술자리를 갖기 전에 박 회장님이 별도로 전화를 해서인지 나중에 자연스레 합석을 헸다.
이 분은 50대 초반의 여성인데 박 회장님이 항상 입버릇처럼 애지중지 아끼는 여성으로 그 날 그녀가 비록 늦게 합석했지만 그녀만의 기술로 갖은 아양을 떨며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이미 박 회장님을 충분히 홀리고 있었다.
이 늦은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박 회장님 곁에서 술을 여유 있게 받아 마시며 오직 박 회장을 위해 그녀는 지극 정성으로 술시중을 든 것으로 각인되었다.
참으로 그날 그녀의 매너는 50대 여성으로서 술자리의 언행도 좋고 연세가 많으신 분에게 이렇게까지 지극 정성으로 받들어 모시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먹고 ‘아! 지금도 이런 여성이 있구나!!.’
혹자는 이 사회를 싸잡아 각박하고 척박한 사회이니 뭐니 하는데도 분명히 멸종되지 않고 명맥을 이어오는 아름다운 여성이 분명코 이렇게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선배로부터 저녁 약속이 잡혀 함께 자리를 하다가 그 선배님이 거나하게 취기가 올라왔는지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을 늘여 놓으며 하는 말씀이 ‘자네가 맘에 들어 처음 말하는 건데 내가 20여 년 전부터 사귄 여성이 있는데 오늘 자네에게 처음으로 소개할라네’ 하며 호기를 부르는 거였다.
술도 얼큰한 터라 개의치 않고 있었는데 이 술좌석에 두세 명의 여성은 그 선배를 통해 포개져(인사만 하고) 지나갔다. 이 여자일까?, 저 여자일까? 다녀가는 여자들이 신기할 정도로 내심 궁금하였지만 차마 물어보지도 못 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시각이 지날 무렵 ‘지금 입구에 니 형수가 들어오고 있다고 안 허냐?’며 말하더니 금세 그 선배는 얼굴에 화색이 돌며 안절부절못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나타난 그 여성이 선배를 보며 ‘오빠, 오빠’하며 별별 호들갑을 다 떨며 부둥켜안더니 그전의 교태와 취기를 없애려는 듯 이내 다시 조신하게 자리를 잡고 조용히 앉았다. 선배도 지금까지의 모습은 뒤로 감추고 점잖게 그녀를 소개하려고 목소리를 중저음으로 낮게 깔았다.
그 순간!!
전광석화처럼 짧은 몇 초 사이에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먼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그러더니 이내 상황을 감지하고는 주변에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입을 손가락으로 가리며 ‘절대 아는 체 하지 마라’는 시늉을 하는 것이다.
그녀는 박 회장님이 자랑하는 애인이었고 그렇게도 조신하게 박 회장님을 모신 첫 대면의 기억을 가진 그녀였다.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그날의 기억은 송두리째 잊기로 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그녀는 왕성한 활동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었기에 가끔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볼 수는 있었지만 박 회장님에게 차마 고자질할 수는 없었다.
2013년 10월 31일!!
유행가 제목과 비슷한 ‘10월의 마지막 밤’ 사건으로 기억된다.
드디어 박 회장님은 술로 인해, 여자로 인해, 성품으로 인해 결정적인 희대의 사건이 벌어질 것이 예상됐던 그 충격적인 사건이 현실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박 회장님은 평상시에 친구를 좋아하고 후배를 아끼는 그런 분이시다. 그날도 동년배의 초등학교 교장 출신인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호기롭게 ‘친구야!! 우리 나이에는 애인이 있어야 하는 것이여. 나도 애인을 부를 테니까 너도 애인을 불러 보아라~~.’
평소에 점잖으시고 샌님 같은 교장선생님은 술좌석에서 항상 박 회장이 술자리를 가질 때마다 ‘그 나이에 애인도 없냐?‘고 하도 놀려 대니까 나름대로 흠모하는 애인을 이 자리에 공개해서 ’그동안 친구에게 구긴 자존심도 살려봐야겠구나 ‘ 하는 의지가 이미 표정에서 배어나고 있었다.
그분이 취기가 동하여 먼저 전화로 애걸복걸하는 모습이란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촉기 없음에 한심스러울 정도였다. 상대방 여성은 퉁명스럽게 자꾸만 거절하는 게 역력했다.
박 회장은 이런 친구의 모습에 더욱 신이 나 ‘자네 애인이 말을 잘 안 들어주는 모양이구만. 여자는 항상 유리병처럼 조심히 다뤄야 하는 거야.’ ‘어이 친구!! 애인에게는 틈나는 대로 용돈도 주고 밥도 수시로 사주고 해야 되는 거야.’ 하며 술이 깊어질수록 힐난을 퍼부으니 이 교장선생님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알았다니까. 나도 그 정도는 알아!! 내가 직접 가서 데리고 올라네.’ 하며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박 회장은 한참 동안 걸쭉하게 기다리다가 또다시 취기가 동해 친구에게 전화해 ‘아따 애인이 꼼짝하지 않죠? 그러면 틀린 거야!! 그냥 자네나 오소. 내가 자네 몫까지 애인을 2명 더 불러 낼 것이니까...’라며 호기를 부르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는 사이에 친구 분은 ‘더 이상 이런 수모를 당해서는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는지 별 방법을 다해서라도 박 회장 앞에 애인을 데리고 나타나야만 된다고 결심을 거듭했던 것 같다.
몇 분이 안 지났는데 취기가 오를 때로 오른 박 회장은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또 전화를 하는 것이다. ‘어이!! 친구 뭐하냐고?? 알았으니까 그냥 와. 자네만 오면 내가 다 알아서 한다니까. 지금까지 뭐하고 자빠져 있는 거야!!’
친구도 지지 않고 ‘알았어!! 다 왔다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더라고’라고 말하곤 애인의 손을 잡고 뛰다시피 달려왔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술자리에 도착하자마자 친구는 박 회장을 찾았으나 때마침 박 회장님은 잠시 화장실을 가고 없고 둘은 나란히 앉아 박 회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 회장님은 키가 작고 까칠하고 성격이 불같이 급한 분이라서 말투도 대단히 짧은 분이시다.
화장실에서 친구의 도착을 알고는 뒤뚱거리며 나와 뒤통수를 보이고 있는 친구에게 거만하게 ‘어이 친구!! 애인이 드디어 왔는가?’ 했다.
친구는 의기양양하게 ‘아 이 사람아!! 나도 애인이 있다고 자네에게 몇 번이나 말하던가?’
‘자!! 이 여성분을 소개할게!! 이 분은~~~’
박 회장은 친구 분이 소개하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누가 말릴 틈도 주지 않고 번개같이 날아 그 친구에게 주먹질을 하였다.
‘네 이놈!! 까불지 마라~이. 아~~ 이 참!! 말이 안 나오네!! 이 **야!! 어떻게 이 여자가 네 것이냐?’ 하면서 분이 안 풀렸는지 또다시 주먹질을 연거푸 해 댔다.
그녀가 항상 박 회장님이 자랑하던 박 회장님 표 애인인 그녀였던 것이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라!!
박 회장님은 애인이 변신했다고 결코 그렇게 옹졸하게 처세하시는 이 지역의 인물님이 아니시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친구 분을 다시 전화로 술을 청하셨다.
다만 그 친구가 술자리에 못 나올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