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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천 Jul 23. 2021

2. 한결같은 반가움

[첫 출근을 앞두고] 도쿄, 2016년 6월 19일

블로그에 정제되어 나오는 행복한 여행기와는 달리, 실제 여행은 즐거운 순간과 함께 괴롭고 화가 나고 피곤하고, 때로는 후회스러운 순간도 같이 생기는 법이다. 특히 많은 게 준비되지 못한 상태로 여행지에 내던져지는 첫날은 더욱 그렇다.


인천공항에서 노숙하는 내내 한 잠도 자지 못한 채 돌아다니느라 요요기 공원의 한적함도, 프리마켓의 활기참도, 메이지 신사의 평온함도, 신주쿠와 신오오쿠보의 반가움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부슬비와 함께 끝난 첫째 날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맛본 '나나시 라멘'의 한결같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오늘의 일정은 헛된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예전에 일했던 지점은 문 닫았지만, 시부야 109 건물 근처에 다른 지점이 있었다. 내 추억에 남아 있는 미각 정보를 훼손시켜놓지 않아 고마웠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돌아다녀봐야겠다. 피곤하다. 오늘은 금방 잠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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