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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제 Nov 13. 2022

진짜도 가짜도 진짜가 될 수 있어

무간도


양조위 유덕화의 무간도. 황정민 이정재의 신세계에겐 아버지뻘인 영화.


재밌는 영화야 몇백 개도 있겠지만 막상 인생 영화를 꼽으라면 주춤거리게 된다. 단 한 개의 작품을 고른다는 것이 좀 고통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열 개 정도의 인생 영화 스페이스를 마련해 두고는, 이 영화 저 영화를 올렸다 뺐다 하며 리스트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그리고 무간도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 리스트의 한 구석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던 작품이다. 두 청년이 엇갈리는 장면이 꿈속 잔상처럼 남아 있는 그런 영화.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
정답은 결국 내 선택의 문제


넷플릭스에 올라왔길래 오랜만에 한 번 더 봤는데. 과연 보길 잘했다 싶다. 어릴 적 느꼈던 스펙타클한 놀라움을 그대로 재현하긴 어려웠지만 "도대체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더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 있었던 시간. 과거엔 혼란 그 자체였다면, 이번엔 이 모습도 나이고 저 모습도 나라는, 그리고 결국 내가 선택하는 모습이 나라는, 얼핏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어 보이는 답을 내놓게 됐다. 물론 이 답도 정답이 아닐 수 있겠지만. 20년 후쯤 다시 보면 또 다른 답이 나오겠지만.


엇갈리던 진짜와 가짜가 처음으로 맞닿는 장면. 이들은 이미 이때 각자의 미래를 알고 있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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