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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미공학자 Apr 11. 2017

“결국에는 인간적인 매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에세이


첫 회사의 부장님이었던 분은 내가 회사를 다니는 6년간 계속해서 승진을 이어가셨다. 임원으로 승진 후에도 여러 주요 보직을 거치셨다. 내가 부서배치를 받고 그분을 처음 뵈었을 때가 기억난다. 나는 부장실로 들어가 긴장한 자세로 의자에 앉았다. 그분은 인자한 미소와 함께 차를 타주시며 내가 숨을 고를 수 있도록 해주셨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풀어내시며 나의 긴장을 더 풀어주신 후 신입사원인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결국에는 인간적인 매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 말은 여전히 나의 기억속에 또렷하게 흐르고 있다. 왜냐하면 나의 삶에도 시간을 더해가며 나 역시 그 말의 힘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난 사람과 내가 했던 경험을 유유히 관통하며 결국엔 사람이고 그 사람이 얼마나 매력적인지가 굉장히 많은 것들을 변화시킨다고 여전히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부장님의 표정은 아주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 같다.      


회사 밖으로 나와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며 다시 떠오르는 말이다. 결국에는 인간적인 매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라는 이 말은 성공뿐만 아니라 관계에 있어 삶을 포괄하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어찌 돌고 돌더라도 우리의 시선과 마음은 다시 사람으로 향하는 것처럼.      


작년에 떠났던 배낭여행에서 매너리즘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여행 초반의 호기심과 흥분이 사라지고 익숙해져버린 시점이었다.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다시 여행의 즐거움을 찾은 건 사람 덕분이었다. 사람을 바라보니 다시 여행이 시작되었다. 긴 여행인 인생 역시 그러하다. 사람을 바라볼 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사람이 이미 많기 때문이다. 이 또한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인간적인 매력을 더해가기 위해 나를 바라보고 상대를 바라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마음이 사람을 향하니 다시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번진다.


나는 1,000℃가 넘는 온도의 열기를 내뿜는 철강산업에서 엔지니어 직무를 경험했지만, 삶의 시간을 더할수록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열기가 훨씬 더 대단하다고 느낀다. 사람의 따뜻함의 깊이가 숫자로 나타나는 열기를 넘어선다. 오늘도 인간애(humanity) 덕분에 세상이 아름답고 삶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도 더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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