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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랑크푸르트의 출근길을 바라보다

신선한 프랑크푸르트의 출근길

by 의미공학자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착한 첫날, 호스텔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갔다. 중앙역 앞에 카아저 스트리트의 레스토랑은 모두 대형 TV를 밖에 내놓았다. 유로 2016, 프랑스와 아이슬란드의 8강전이 중계됐다. 거리를 지나가다 프랑스의 첫골을 보았다. 그리고 괜찮은 자리를 물색하다가 두 번째 골이 터지는 것을 본 노천 카페에 앉았다.



독일에서의 첫날이니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Krombacher 맥주를 주문하고 조금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메뉴판을 펼쳤다. 타이 음식이 나열되어 있었다. 정신없이 거리를 걷다 타이 레스토랑에 앉은 것이다. 프랑크푸르트에 와서는 프랑크 소시지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첫 음식이 타이 음식이라니. 배가 고프기도 하고 이미 주문한 맥주가 있어서 간단한 튀김 음식을 주문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독일에서의 첫 음식은 타이 음식으로 시작했다. 전반전에만 4골이 들어가고 후반전에도 3골이 터지는 재미있는 축구 경기였다. 기분 좋게 먹고 마신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독일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7시간의 시차 적응과 함께 6명이 함께한 호스텔 적응을 힘겹게 마쳤다. 새벽에 코를 심하게 고는 친구의 오케스트라는 내가 여행중임을 실감나게 해주었다. 코고는 소리가 분명 익숙한 한국인의 소리였지만 아침에 확인한 그 주인공은 남미 사람이었다.


호스텔에서의 아침식사를 하러 키친으로 향했다. 일찍 일어난 덕분에 나 혼자였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직원과 아침인사를 하고 나는 간단한 식사를 시작했다. 잠시 후 한국 여행책자를 들고 오는 20대 중반의 청년을 보았다. 나는 프랑크푸르트가 첫날이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는 둘째날이고 오늘은 하이델베르크에 간다고 했다. 그는 월요일인 오늘 박물관은 문을 열지 않는다는 소중한 정보를 전해줬다. 프랑크푸르트는 하루 정도면 다 본다고 해서 나도 오늘 하루는 그럴 작정이다. 그리고 저녁에 하노버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아침 일찍 중앙역으로 가서 하노버행 기차표를 끊었다. 1등석 자리가 저렴하게 나온 것이 있다는 직원의 말에 나는 흔쾌히 결제했다. 20유로 정도 저렴한데도 1등석이다. 기분좋게 아침을 시작하고 프랑크푸르트를 둘어보았다. 출근길하는 사람들과 함께 신선한 아침을 느꼈다. 그리고 여행 안내 책자에 아온 추천 루트를 따라 걸었다. 호스텔 체크인 전이라 배낭은 숙소에 두고 가볍게 걸었다.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안내 책자를 따라가다보니 속도를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실천할 Slow trip이 떠올랐다. 사실 이미 유럽여행을 다녀온 분들의 이야기 중 너무 찍고만 다니지말고 천천히 느끼며 즐기고 오라는 말이 많았다. 벌써 추천 포인트를 찍고 있는 나를 보며 나는 발걸음을 늦췄다. 프랑크푸르트는 충분히 천천히 여유롭게 즐길만한 도시이다. 아침에 지나간 공원에서의 신선한 공기, 새소리가 그렇게 느끼게 해준다. 나는 출근하는 사람들을 속으로 응원하며 응원곡을 흥얼거렸다. 출근길의 모습은 다른 나라의 모습과 비슷하다. 각자의 직장으로 걸어서든, 버스를 타든, 전철을 타든 이동한다.



아침에 유독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Formal한 차림을 하고도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다. 더러는 퀵보드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각자의 방식과 경로로 출근하는 모습을 나는 여유롭게 바라보며 도시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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