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8. 하노버에서 이제 어디로 갈까?

독일, 어디까지 가볼까

by 의미공학자


하노버에서 이틀간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걷기 좋은 하노버에서 실컷 걸었다. 숙소에서 느리게 그리고 고요하게 시간을 즐기기도 했다. 시내 곳곳을 찍어보며 하노버에서의 여정을 이어가 본다.



에디기엔 교회는 지붕이 없는데 이는 전쟁의 참상을 후손에게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폭격으로 파괴된 교회를 그대로 놔뒀다. 하노버는 2차 세계대전 중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이렇게 파괴된 모습을 그대로 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완벽하게 복원되었다. 하노버 도시 이름은 '높은 강둑'이라는 뜻의 Honnovere로 부터유래됐다고 한다.



신 시청사 건물이 웅장하다. 붉은 지붕과 상아색 지붕 색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마치 아름다운 궁전 같다. 1913년에 완공되었다. 건물 뒤쪽으로는 작은 호수가 있는데 따뜻한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웨딩 촬영 중인 커플


조금 더 걷다 보니 큰 호수가 나왔다. 걷다 보니 미처 몰랐는데 지도에 있던 마슈 호수이다. 약 80만 제곱미터의 대형 마슈 호수는 인공 호수란다. 놀랍다. 이 넓은 호수가 인공이라니. 1930년대 나치 집권 당시 독일판 뉴딜정책으리 일환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시내 중심부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걷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보였다.


멀리 2006년 독일 월드컵 경기가 열린 HDI 아레나 축구장이 보인다.


괴팅엔 7 교수라는 조형물이 있다. 18세기에 왕의 폭정에 대한 저항을 표현한 작품이다. 독일 자유주의 태동의 밑거름이 된 괴팅엔 7명의 교수들의 활약을 보여준다.

홀츠 마르크트 광장은 우리에게 많은 좌절을 안겨준 미적분법을 창시한 대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하우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곳이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에서 포화를 극적으로 피해간 자리라서 옛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지나는 길에 상점에 아기자기한 진열품들에 눈이 간다.



저녁 식사를 할 시간이다. 여행책을 살펴본다. 먹는 즐거움 섹션의 가장 위에 나온 곳을 찾아간다. 바바리움이라는 레스토랑인데 하노버에서 독일 향토 요리를 먹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추천하기에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독일에 와서 자연스러워진 것 중 하나는 식사할 때 무조건 맥주를 주문한다는 점이다. 맥주가 맛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물값과 비슷하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맥주를 목으로 넘긴다. 부드럽고 싱그러운 맥주가 입안을, 목안을 타고 흐른다. 시원하다. 내 입에서는 '캬~'소리가 자동으로 나온다. 나는 Traditional Bavarian snack platter를 주문했다. 전통 음식을 먹겠다는 의지가 주문을 이끈다. 훈제된 베이컨과 육회, 직접 말린 육포, 직접 만든듯한 치즈, 그리고 양파와 오이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본 오이지와 똑같다. 맛있었다. 육회와 육포를 징겅질겅 씹으며 맥주를 들이켰다. 향토 음식을 느끼기에 적당했다.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느끼며 이미 다 마셔버린 맥주에 이어 한 잔 더 주문했다. 이렇게 많은 안주에 한 잔 더 마시지 않을 수 없다.



일하는 직원들은 모두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베컴과 호날두가 있었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앞에 보여서 메시일 줄 알았는데 아무 이름도 적혀있지 않았다. 신문을 읽으며 hof 두 잔을 들이킨 옆에 아저씨는 신문만 보다가 맥주를 비우고 나갔다.



하노버에서의 2박 3일을 마치고 이제 이동을 해야겠다. 사실 더 있다 가고 싶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책에서 추천하는 교외의 정원을 가고 싶지만 지금도 만족스럽기 때문에 이동하기로 마음먹는다. 원래 계획은 베를린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왠지 함부르크가 당긴다. 베를린 다음으로 큰 독일 제2의 도시라는 함부르크. 부산과 같은 항구도시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가본 도시 부산을 떠올리며 나는 함부르크로 향한다.


중앙역 앞에서 아침 식사를 주문했다. 토스트와 커피를 주문했다. KAFFE CREAM이라는 커피를 주문했는데 아메리카노와 우유 캡슐이 함께 나왔다. 커피맛이 좋았다. 토마토와 치즈가 부드럽게 녹아있는 토스트도 맛있었다. 바삭하게 구워진 식빵이 부드러움과 함께 나의 식욕을 만족시켰다. 역 밖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아침을 즐겼다. 함께 나온 과일은 어제 거리에서 본 과일에 대한 동경을 회상시켰다. 내가 좋아하는 천도복숭아가 있다. 과일 하나하나가 꿀맛이다. 온몸에 비타민이 보충되는 기분이다. 비타민C가 많은 파프리카 두 조각도 내 몸에 스며들었다. 여유로운 하노버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나는 함부르크행 버스에 올랐다.



하노버까지 올 때는 기차를 탔지만 이번에는 버스를 타보고 싶었다. 하노버에서 함부르크까지는 버스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버스 체험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독일 젊은 친구들이 사탕을 건넨다. 독일 사람들이 주는 따뜻한 미소와 함께 달콤한 사탕까지! 여행이 즐겁다. 이제 버스에 몸을 싣고 함부르크로 향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