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을 걷다
베를린 거리를 걷는다. 첫날 구매한 박물관 섬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이 있다. 박물관 섬은 프리드리히 4세가 제안하고 훔볼트 대학의 설립자 훔볼트의 지휘 아래 당시 박물관들이 군집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박물관 안의 예술 작품들은 프로이센이 강성해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4개의 박물관이 있는 박물관 섬은 199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수집했기 때문에 박물관 안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유물, 그리고 이집트에서 발굴한 작품들도 있다.
박물관을 관람하고 대성당 앞에 섰다. 그 모습이 정말 웅장하다. 대성당 앞 광장 잔디밭에는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모두 잔디밭에 앉아 베를린을 느끼고 있다. 대성당은 프로이센의 왕과 독일 제국의 황제를 배출한 호엔촐레른 가문을 위해 건축되었다고 한다. 매우 화려한 대성당은 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되기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크고 화려했었다고 한다. 내부에는 독일 최대규모의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 파이프 오르간을 감상하고 대성당 돔 전망대에 올라본다.
역시 올라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힘겹게 오른 덕분에 베를린 전경이 보인다. 멀리 TV타워라고 하는 365m의 독일에서 가장 높은 송신탑도 보인다.
대성당에서 내려와 다시 베를린의 거리를 걷는다. 알렉산더 광장에 앉았다. 분수대 옆으로 사람들이 많다. 천천히 베를린에 있음을 느껴본다. 다시 일어나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가본다. 노이에 바헤라는 곳인데 1816년 프로이센 군대의 위병소로 사용된 공간이라고 한다. 1993년부터 기념관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내부에는 캐테 콜비츠가 만든 ‘죽은 아들을 안은 어머니’가 있다. 전쟁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돌아가는 길에 ‘니콜라이 지구’라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지라고 하는데 골목 골목이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지나가는 길에 행인에게 사진 한 컷을 부탁한다. 곰인형과 함께 찍었는데 베를린과 곰은 연관되어 있다. 왜냐하면 베를린이라는 도시 이름이 새끼 곰 Ba"rlin(베얼라인)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를린 곳곳에는 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니콜라이 지구를 지나 겐다르멘 마르크트 광장 옆 프랑스 돔과 독일 돔을 본다. 두 건물은 마치 쌍둥이처럼 닮았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프랑스에서 탈출해 베를린에 정착한 위그노 교도를 위한 예배당이 프랑스 돔이고, 독일 민주주의에 대한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건물이 독일 돔이다. 두 건물 사이에 있는 콘체르트 하우스는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공연하는 곳이라고 한다. 프랑스 돔에 오르니 내부의 종이 거대하면서 복잡하다.
고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입구를 본떠 만든 개선문인 브란덴부르크 문에 간다. 근처에 있는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을 구경하고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날을 마무리한다. 맥주로 마무리하고 싶은데 마실 곳이 마땅치 않다. 나는 알렉산더 광장으로 가서 병맥주를 샀다. 간단하게 케밥과 함께 베를린 병맥주 2종류를 맛본다. 가벼운 케밥이 아닌데도 배가 고팠는지 다 먹었다. 시원하게 맥주도 마시고 베를린 거리를 걸으며 숙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내일은 독일의 피렌체라고 하는 드레스덴으로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