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헤어짐에 관하여....
내가 여기서 멈출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아버지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돌아온 아들을 맞아 잔치를 열어준 그 탕자의 아버지!
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시며 나의 필요를 늘 채워주시며 나의 연약함까지 아시는 그 아버지!
그 아버지의 품이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난 언제든 상처 입은 몸과 마음으로 달려가면 된다.
늘 그렇듯 괜찮다! 잘했다! 내가 널 사랑한다! 하시는 내 아버지!
20대의 그 풋풋함이 살아 있던 그때,
그때에는 이사랑이 아님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했던 이유는 돌아갈 곳이 없었다.
날 받아줄 그 아버지를 몰랐었다.
사랑에 자존심을 걸었고 돌아서기에 용기가 없었던 그런 어린 시절이었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고 이별도 했으며 또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나에게 사랑의 기회가 온다면
온유하고 겸손하며 내가 좋아하는 그 아버지를 그도 알았으면 좋겠다.
세상의 눈으로 세상의 마음으로 만난다며 우리는 한 시간도 행복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다시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면 자존심을 걸지 않을 것이며
신념을 걸지 않을 것이며
사랑받기 위해 나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을 것이며
사랑받기 위해 내 장점만 보이지 않을 것이며
청사진만 보여주지 않을 것이며
현재 이 자리에 서있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이리라..
여하튼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 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 사람이 전부일 것 같아도 지나고 나면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될 때 그 관계를 멈출 용기,
그 용기가 나에게 있어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