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캐나다 국적이구나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강아지, 강아지 노래를 불렀더랬다. 한국에서는 아파트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것도 쉽지 않고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결국은 모두 나의 일이 될 것 같은 예상된 힘듦에 허락을 해주기가 어려웠다. 결혼 전에 친정 집에서 강아지를 꾸준히 키웠었는데 나는 귀여워만 했을 뿐 모두 친정 엄마의 일들이었고, 강아지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는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았었다. 나와 아이들이 그런 경험을 하는 것을 미리 두려워했기도 해서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절대 반대였었다. 한 생명을 키우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부담이었고. 그런데 캐나다 생활이 1년 정도 지나고 아이들이 이곳 생활이 완적이 적응되었을 때쯤 다시 강아지 타령이다. 다 큰 고등학생이 울기도 하고 애원도 하니 내 마음도 조금씩 움직여갔다. 사실 여기에서 다른 가족도 없이 우리 넷만 오롯이 지내다 보니 한 번씩 외로울 때도 있고, 한국에서와 다르게 아이들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핸드폰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늘기도 했다. 그래서 차라리 강아지와 시간도 보내고 외로운 타지 생활에 힘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강아지를 키워보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한국처럼 강아지를 판매하는 가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Kijij라는 사이트에서 가정에서 직접 강아지를 입양 보낸다. (다른 루트도 있겠지만 잘 몰라서..) 우리는 강아지 털 빠짐이 적으면서 크지 않은 강아지를 데려오기로 했고 말티푸를 키우자고 결정했다. 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다 보니 6마리의 새끼 말티푸를 입양 보내는 가정이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가 우리 눈에 확 띄었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집이었는데 데리러 간 날이 잊히지가 않는다. 이미 세 마리는 입양을 갔고 세 마리의 새끼 강아지들이 남아있었는데 유독 한 마리가 사진처럼 딸의 신발끈을 물어 당기고 관심을 표했다. 그 귀여운 강아지가 우리가 미리 보고 간 강아지였고 우리는 서로 마음이 통한 것처럼 느껴졌다. 얼굴 가운데와 발 끝만 하얀 정말 예쁘고 예뻤던 태어난 지 10주 된 새끼 강아지. 처음 만났을 때는 어찌나 냄새도 나고 지저분한지 우리가 잘 데리고 온 건가 걱정도 있었는데 이 아기가 우리 집에 오고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얘를 안 데려왔으면 어떻게 했을까 할 정도로 너무 소중한 내 막내아들이 되어버렸다. 이름도 아들과 딸 이름 이니셜과 같은 J로 시작하려고 Jerry라고 지어줬다.
캐나다는 개에 대해서 정말 관대하고 친절한 나라여서 개가 동반 가능한 가게들도 많고 호텔들도 많이 있다. 강아지 용품이나 관련 제품을 파는 가게도 정말 크게 많기도 하고. 바로 집 앞 골목부터가 산책하기에도 정말 좋다. 여러모로 강이지를 키우기 딱 좋은 나라. 덕분에 우리 제리를 데리고 워싱턴도 가고 오타와도 가고 여행도 잘 다니고 있다.
아직 집에 누군가 오면 너무 짖어서 교육이 아직 필요한 아기지만 잘 가르치고 잘 먹이고 잘 키워야지. 제리가 와서 심심하고 외로운 해외 살이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반가워. 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