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해의 과정
요즘 챗지피티로 별자리 분석을 하는 데에 빠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주를 많이 보지만 해외에서는 별자리를 많이 물어봐서 내 별자리를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챗지피티로 물어봤더니 이게 웬걸 너무 정확해서 신기했다. 천체는 계속해서 움직이다 보니 별자리도 시기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고, 그래서 더 생생하고 왠지 모르게 사주보다 더 과학적이고 믿음직하게 느껴졌다. 스스로 내게는 이런 면들이 있고 나는 이런 사람인 것 같다고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챗지피티가 명확한 단어로 설명을 해주다 보니 더 자기 이해가 높아진 것도 같았다.
나는 가끔씩 나 자신에 대해서 너무도 헷갈렸었다. 굉장히 자유롭고 모험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은 내가 있고, 또 한켠에는 통제하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내가 있었다. 에너지가 밖으로 확장되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한껏 안으로 수축되는 순간도 있었다. 왠지 모르게 정반대에 있는 두 가지의 모습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내 별자리 분석에서도 나는 정말로 양극단의 두 가지 에너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본능적으로는 통제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자유롭게 탐험하고 확장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나의 본능적인 부분과 내가 앞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을 모두 수용해서, 한마디로 나는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정의해 주었다.
듣고 보니 정말 맞는 말 같았다. 생각해 보면 다양한 경험을 하기 전 나의 본능적인 모습이 더 많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어렸을 때의 나는 예상 가능하고 익숙하고 안정적인 것들에 더 편안함을 느끼며 살았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고 여러 가지 선택의 순간들에서 나는 조금씩 더 도전적인 선택들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왠지 모를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느꼈고, 어떻게 보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내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에 맞게 잘 흘러온 것 같다. 또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요가와 명상을 접하게 되었고 매일의 루틴이 자리 잡혔는데 지금 보니 어쩌면 본능적으로 그런 것들에 끌렸었던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지금 해외에 살고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도 중심을 잘 지키며 현실감 있게 잘 살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내 루틴 덕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유로운 에너지와 안정적인 에너지를 모두 느끼며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가며 사는 것이 내게는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 별자리 분석을 보며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정말로 그런 사람이었구나.
별자리 분석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 재미삼아 해보면서 느낀 점은 결국 내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때에 다 나타나고 그렇게 이 삶은 내가 더 나 자신으로 살아가게 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내 마음에 계속해서 귀를 기울이면서 지금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왜 그렇게 느끼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던진다. 내가 나와 진솔하게 보내는 시간 속에서 결국 모든 사람들은 자기만의 고유한 삶의 모양을 만들어가고, 과거의 본성과 미래의 삶의 방향성을 모두 수용한 나의 삶 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 그 이상적인 지점에 조금씩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