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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Oct 29. 2022

내 마음의 안식처, 요가

첫 수련 이야기

나의 첫 요가 경험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회사 다니면서 꽤나 스트레스받던 그 시절을 떠올려야 한다. 잦은 야근과 강도 높은 업무,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던 그때에, 내 몸은 지쳐있었고 마음은 불안정했다. 그런 내게 요가가 필요해 보였는지 요가를 최근에 시작한 엄마는 내게 요가를 권유했다. 2년 전쯤, 요가를 잠깐 했었는데 헬스장에서 덤벨을 들며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좋아하는 내게 당시 요가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었고 그렇게 내 3개월 회원권은 아깝게 낭비되었었다. 그런데 이번엔 왠지 모르게 요가가 끌렸다. 요가가 신체적인 운동의 측면이 아닌 정신적인 수련의 의미로 다가왔고 내 몸과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나는 나를 치유해줄 수 있는 구체적인 무언가가 필요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요가를 제대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내 삶의 요가 여정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퇴근 후 60분의 수련은 내 마음을 고요하게 해주는 데에 충분했다. 수련하는 60분 동안만큼은 나는 온전히 내 몸과 마음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좀 더 정확하고 정교한 동작을 위해 내 몸에 신경 쓰다 보니 나를 지배하던 쓸데없는 생각들과 부정적인 감정들은 일시적으로나마 사라졌다. 나의 주의는 더 이상 외부가 아닌 내면을 향했고, 온전히 내 호흡과 동작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나중에 요가를 더 공부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이건 곧 명상과 다를 게 없었다. 자리에 앉아서 눈을 감고 주의를 한 데로 집중시키는 행위나 아사나를 할 때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행위는 마음을 다스린다는 명상의 관점에서 모두 같았다. 의식적으로 한 호흡, 한 호흡에 정성을 다해서 몸을 움직이는 수련의 시간은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나는 그 시간 속에서 매우 안전했다. 어떤 불안한 감정들에 빠질 위험도 없었고 ‘지금 현재 몸을 움직이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나’만 존재할 뿐이었다.


원래 체질이 뻣뻣한 이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누가  유연한 스트레칭을 하느냐가 중요한  아니었고 내가   있는 만큼만 움직이면 충분한 것이었다. 처음 수련을 했을  사바사나를  것이 크게 기억에 남는다. 사바사나는 수련  마지막 아사나로  몸에 긴장을 풀고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동작이다. 당시 나는 약간의 불면증으로 밤마다 잠에 들기가 어려웠었는데 신기하게도 사바사나를  때만큼은 온몸의 힘이 스르르 빠지면서 가만히 잠에  것만 같았다. 사바사나를 하기 위해  전의 아사나를 수련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말이 무슨 말인지  것도 같았다. 편안한 사바사나를 취하는 , 결국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것이 요가의 분명한 목적이었다.


그렇게 요가에 빠지게 되었고,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고 힘들 때면 퇴근하고 빨리 요가 수업을 가고 싶었다. 내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다시 제자리로 정돈하고 싶었다. 온전히 치유받을 수 있는 수련의 시간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위로되었다. 그렇게 요가는 내게 마음의 피난처이자 안식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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