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아르바이트 용 이력서를 적고 있었다. 걱정하는 나에게 홀써빙 경력과 횟집에서 경험을 이야기하며 큰소리를 쳤다. 월급 350만 원을 준다는 곳을 찾았다며 마음으로는 이미 350만 원을 손에 쥔 채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일요일 오후 면접을 보러 간 곳에서 하루 일해보고 월요일 새벽에나 집으로 갈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아들을 말렸다. 350만 원을 월급으로 받으려면 얼마나 일을 해야 하는지 아들은 몰랐을 것이다.
매달 받아쓰는 용돈과 카드가 돈을, 세상을 쉽게 보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 이참에 혹독한 세상에서 한 번굴러 매운맛을 보라 생각했지만 아들 걱정에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출근을 하며 아들 방 문을 열어보니 침대에 뻗어 자고 있었다. 퇴근이 얼마 남지 않은 오후가 되자 아들이 부서지는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다리가 아파 걸을 수가 없다며 나에게 파스를 부탁했다. 11시간 동안 한 번도 앉지 못하고 일을 하고 나니 너무 힘들어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고 했다.
부모 그늘 아래서 책장만 넘기던 몸으로 하루 일하고 나이 든 엄마에게 파스 심부름을 시키는 이 아들자식을 어떻게 해야 할까? 몸을 쓴 그 시간이 세상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