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부러우면 지는 것!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다. 한 고개 넘으면 또 고개가 나온다. 언덕을 넘으면 평지가 아니라 더 큰 산이 나올 때가 더 많다. 그럼에도 참고 참고 또 참고 무거운 현실을 버티면서 이겨내는 게 지금을 살아가는 나의, 우리의 현실이다. 고연봉의 의사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입사할 때부터 계셨던 과장님이 올 1월에 퇴사하신다. 의도된 퇴사인지 방출을 가장한 변명인지 당사자만 알 것이다.
특히 병원이라는 곳은 일반적인 회사와는 또 다른 세상이라 사건 사고가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한 곳이라 더 신경이 곤두선다. 몇 년 동안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그 시간을 힘들게 버텨왔던 그 과장님을 우리는 '위너'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까지 버틴 사람이 그 자리에 남아 있기에 더럽고 치사해도 버티는 게 이기는 거라고 자기 위안을 삼았다.
가진 게 없는 사람은 버티는 게 맞지만 상대적으로 가진 게 있고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은 꼭 버티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퇴사하는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으나 지금의 나는 퇴사하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 퇴사할 용기가 있고 다시 일할 곳이 있다는 그 자체가 부럽다. 어떤 사람은 퇴사를 미끼로 연봉을 올려 받고 진급을 한다. 그런 처세술도 부럽다. 나는 회사와 도박을 해 승자가 될 자신이 없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사표가 수리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버티는 게 꼭 이기는 것은 아니다. 타이밍이 중요할 뿐. 그 타이밍은 왜 나아게는 오지 않는 것인지. 아직 준비가 모자란 것인지. 타이밍을 보는 눈이 없는 것인지.
50살 먹고 늘 죽어가는 사람들만 보고 있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일만 하고 고생하다 살만하면 하늘로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 뿐이다. 언젠가 올 그 타이밍을 기다리며 나를 한번 더 믿어본다.
2025년 1월 1일 지금은 버텨보는 나를 다독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