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사랑이라고 치자.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자유의지로 사람구실하며 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차디찬 사회는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줄 세우기를 한다.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오는 핏덩이 아이들에게는 대학이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작년 큰아들이 수능시험을 볼즈음 미술학원을 다니던 작은아들에게서 고3이 되면 입시반에 따로 들어간다는 말을 들었다. 둘째의 입시학원비로 쥐꼬리만 한 월급에서 적지 않은 돈이 적금통장으로 빠져나갔다. 1년이 지나 적금이 만기 되었고 4,652,713원이 통장에 찍혔다.
나갈 돈이라 생각하니 아깝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아들에게 입시학원비 결재를 하라고 카드를 쥐어준 날 학원비는 인상되어 540만 원이 결제되었다. 아들은 시키지도 않은 5개월 할부를 했고 카드사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카드한도를 상향시켰다.
자식을 사랑으로 키운다고 말한다. 돈도 사랑이라면 그 말이 맞다. 자식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고 싶은 게 부모마음이다. 그러나 세상은 마음만으로는 살아낼 수가 없어 답답하다. 그래도 내가 해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애써 마음을 다독여 본다.
두 아들의 정시원서 접수가 끝났다. 원서 접수비만 345,000원이 결제되었다. 그래 사랑이고 뭐고 다 돈이지.
웃자. 웃어. 웃어야 인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