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면 안될게 없다.
신체적으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했지만 둘째로 태어나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서 눈칫밥 먹으며 버텨오면서 얻은 게 있다.
바로 끈기이다. 될 때까지 하면 언젠가는 원하는 결과를 얻고
그 힘든 시간은 과정으로 아름답게 포장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포기를 하면 실패지만 끝까지 가면 누가 봐도 아름다운 결과를 얻는다.
나는 그렇게 끈기하나로 50년을 버텨왔다.
퇴근 후 운동을 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쉽지 않았다.
병원종사자라 코로나 예방접종도 제일 먼저 했었다. 코로나 4차 예방접종을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수액을 맞고 퇴근을 했는데 진통제와 수액 덕분인지 운동을 해도 되겠다는 근자감에 사로잡혀
40분 넘는 홈트를 하고 집안일까지 무사히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그날 내가 느낀 공포심은 "고독사"였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침대옆 30cm 거리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 수 조차 없었다.
몸을 돌려 침대에서 떨어뜨려 네발로 기어서 화장실을 다녀왔다.
다음날 아들이 운동하지 말라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며 화를 냈지만 나는 운동을 멈출 수 없었다.
아버지 장례식 2박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운동을 쉰 날이 없었다.
장례식 후 체중은 43kg이었고 다시는 볼 수 없는 몸무게로 사진만 남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운동시작한 지 1년이 지나고 45~46kg의 몸무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유지어터로 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옷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의를 바지 속을 넣어 입는 게 얼마만인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게 너무나도 좋았다.
아직도 운동 후에는 땀 흘리는 얼굴을 사진으로 남기고 출근할 때 엘리베이터에 비친 내 착장을 찍는다.
근력운동으로 전환한 지 한 달가량 지나자 체중은 오히려 더 감소했다.
이제는 몸무게에 신경을 쓰지 않고 근력위주의 운동을 하고 있다.
가끔 작은 아들이 본인의 15kg 아령을 들고 와 들어보라고 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나는 아직 5kg 아령이 좋다. 늘어났던 팔뚝살도 없어지고 나름 실눈 뜨면 보이는 복근도 좋다.
탄수화물은 가급적 먹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가끔은 빵도 먹고 김밥에 쌀밥도 넣어 먹는다.
먹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니 하루, 이틀 지나면 몸무게는 돌아오고 마음이 편해졌다.
처음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의욕만 앞서 숫자만 신경을 써서 근육도 함께 빠졌고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바로 3kg이 찌곤 했었다. 지금은 나름의 식단으로 먹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해방이 되었다.
안 먹지 않고, 굶지 않는다. 믹스커피도 먹고 과자도 먹고 빵도 먹는다.
먹어야 살고 운동도 힘이 있어야 한다.
핑계를 대고 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뚱뚱한 돼지로 살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매일 1시간씩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주말이면 운동을 더하고 더 먹고 주중에는 덜먹는다. 그래서 45kg대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1~2kg은 더 감량할 수 있으나 정신이 피폐해지고 예민해져서 그냥 먹고 운동하고
마음 편히 살기로 했다.
50살이 되기 전에 살이라도 빼자 결심했었는데 인생 최저무게로 지금을 살고 있다.
작아져 버리려고 내놓았던 옷들을 다시 가져와 입고 있고 뒷모습은 20대라는 칭찬 같은 놀림도 받고 있지만
자신감이 생겨서 좋다.
살찐 나도 좋았지만 살 빠진 나의 지금 이 모습도 좋다.
50살 전에 살일 빼다니 앗싸!!
타인의 눈에 돼지라도 내 눈에 미스코리아면 좋을 텐데 내면이 덜 자라 타인의 말 한마디에 내 인생이 바뀌었다.
그것도 남편의 말 한마디에.
인생은 알 수 없이 흘러간다. 그리고 멈추고 또 흘러간다.
늘 흘러가면 좋지만 가끔은 멈추었을 때 나를 사랑하는 법도 배웠으면 한다.
모든 문제는 나에게서 발생하고 그 해결도 내가 해야 한다. 이 나이 먹은 50살 아줌마도 해 냈으니 누구든 할 수 있다.
핑계 대지 말고 운동하면 된다. 핑계는 시간만 늦출 뿐.
10kg 감량하고 자신감 넘치는 50살 여자사람아 줌마의 고군분투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