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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말린 어깨를 펴고

by 신의손

온몸으로 전해지는 적당한 통증이 열심히 한 나에게 잘하고 있다 말해주는 것 같아 뿌듯한 밤이다.

원인 모를 털 빠짐으로 병원을 다니는 고양이에게 약을 먹이다 요가 수업에 조금 늦었다. 바쁘게 매트를 폈다. 가슴을 앞으로 세우고 뒤통수를 밀고 턱을 당기라는데 몸 따로 마음 따로 올라가는 턱을 겨우 진정시킨다. 벌어지지 않는 다리 고관절 때문에 앉아 있는 기본자세도 아직은 위태롭다.


간단한 동작부터 시작해 본 동작에 들어갔다. 처음 해 보는 동작이었다. 엎드린 채 몸을 뒤집어 한쪽 팔과 다리, 어깨를 뒤로 넘겨 반대쪽 손을 맞잡는 동작인데 뼈가 굳어 숨을 쉴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마치 뼈가 재조립되는 것 같았다. 팔과 다리를 뒤로 넘기지 못해 오뚝이가 되었다. 여러 번 시도했지만 어깨를 넘기지 못해 헛웃음이 터졌다. 마음을 다잡고 겨우 자세를 잡았다. 옆에 있는 회원님은 평온한 얼굴로 다리까지 꺾어 일자로 뻗고 있었다. 이게 이렇게 쉬운 동작이었나? 탁월하게 유연하고 동작을 잘 하는 회원이 내 옆에 있어 너무 비교가 되었다. 어떻게 버텼는지 뒤로 넘긴 어깨와 팔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억지로 편 어깨는 곡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아팠다. 마치 자발적 고문을 당한 느낌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세가 바르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지금의 나는 틀어진 어깨와 골반, 거북목과 말린 어깨를 가진 작고 더 작아지고 있는 아줌마다. 몇 년 동안 체중 감소에만 신경을 썼다면 지금은 요가를 통해 바른 자세에 더 집중하고 있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적당한 통증이 열심히 한 나에게 잘하고 있다 말해주는 것 같아 뿌듯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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