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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의손 Jan 14. 2024

하루 만에 2kg이 쪘다.

아파도 다이어트.

 작년 말쯤부터 감기가 나에게로 왔다. 그때는 정말 가볍게 생각했다. 연말이라 액땜한다 생각하고 2023년 잘 견뎠고 자격증 시험도 합격하고 바라던 일들을 다 해 낸 나였기에 긴장이 풀렸다 생각했다. 그렇게 항생제와 수액을 맞아 양팔뚝의 멍자국도 익숙해졌다. 평소에는 당연한 일상이 어긋나기 시작했고 항생제 때문에 몸이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도 않았다. 생일에 끓인 미역국 한솥도 다 내 차지라 냉동을 하고도 남았다. 그것 때문이었을까? 몸이 붓기 시작했다. 사실 다이어트 전엔 몸이 매일 부었다. 주먹을 아무리 세게 쥐어도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였지만 운동을 시작하고 10kg 이상 살을 빼고 나니 그런 일은 거의 없었다. 다이어트 후 유지어터의 삶을 살면서 45kg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체중을 제고 긴장을 유지하려 했다.

 몸은 부었고 몸무게는 47kg이 되었다. 먹은 것도 없지만 노폐물이 배출이 되지 않으니 몸에 쌓이고 있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했다. 해야만 했다.


 첫 번째 유산소운동이다. 퇴근 후 1시간 이상 상, 하체나 덤벨로 비교적 고강도 운동을 하지만 덤벨을 들 수 있는 에너지도 없고 그렇게 했다가는 응급실에 실려갈 것만 같았다. 유산소를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물도 충분히 마셔주었다.


 두 번째 제대로 된 단백질 섭취이다. 현미와 퀴노아를 넣은 밥을 해 김밥을 말았다. 그리고 병아리콩을 삶아 오븐에 구웠다. 입 터짐 방지용으로 식탁에 두고 오며 가며 한 알씩 먹으면 포만감도 있다.



 세 번째 먹고 싶은 건 먹자. 과자를 잘 먹지는 않지만 말 가끔은 새우깡도 1봉씩 혼자서 먹는다. 그리고 이건 좀 애매하긴 한데 나는 커피에 우유를 넣어 먹는다. 속 쓰림 방지랄까? 커피를 잘 알지도 못하고 믹스 아니면 아메리카노인데 우유를 넣으면 속 쓰림이 없어 주말엔 두 잔도 먹곤 한다. 바나나도 나트륨 배출 예방용으로 가끔 먹어준다.



하루이틀 안에 몸의 균형을 바로 잡지 못하면 살로 된다. 아프다는 핑계로 퀴노아와 현미를 불리고 밥을 따로 지어야 하는 귀찮음에 살짝 소홀했더니 몸이 바로 알아차렸다. 식단만 조금 신경 쓰면 바로 돌아올 체중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렇게 늘 신경 쓰지 않으면 금방 살은 차오른다.

 극강의 E인 줄 알고 평생을 살아왔는데 알고 보니 나는 I형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어쩌면 나이 들어 힘들어서 그런 것 일 수도 있지만 평온하고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이 좋고 크게 외롭지도 않다. 몸무게에 집착을 왜 하나 싶은 사람들도 있을 거었다. 아무도 몰라도 나는 안다.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우거나 쉽게 가려고 하면 몸은 금방 눈치를 채고 전단계로 회기 하려고 한다. 이제 3월이면 다이어트 2년 차가 된다. 살을 빼서 말라깽이가 되고 몸무게를 줄이는 게 목표가 아니고 건강하게 50대를 살아가고 싶다. 적어도 살아서 움직이는 동안에는 아파서 골골대며 다른 이들에게 민폐를 주고 싶지 않다.

 식단을 좀 더 심하게 하고 운동시간을 좀 더 늘리면 더 몸무게를 줄일 수도 있다. 그렇게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죽지 않을 정도로 먹고 운동을 해서 그 몸무게를 유지하는 게 스트레스고 또 마음이 불안했다. 43kg과 45kg의 차이는 나의 일상에 큰 차이를 주었다. 차라리 먹고 더 살찌는 게 나은 것 같아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살 빼기 전에도 나는 나의 몸이 싫지 않았다. 남편의 홀대에 평생 하지 않았던 운동을 시작했고 예상과 달리 너무 살이 잘빠져서 다행이고 지금도 나는 내 몸에 만족을 할 뿐이다. 솔직히 나이 50 된 아줌마가 홈트로 혼자서 10kg 이상 감량한다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타인의 시선은 나에게 큰 의미를 주지 않는다. 그때도 지금도 옷을 사기는 여전히 불편하다. 55~66 사이즈의 옷도 애매하지만 44 사이즈나 SX 사이즈 옷도 찾기 힘들다. 사실 돈이 없지 옷이 없진 않을 텐데 나는 먹는 거, 입는 거엔 관심이 적은 편이라 불편함은 변함이 없다. 작은 키에 저 몸무게면 적당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50대 갱년기가 닥칠 여자사람 아줌마에겐 힘든 무게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노력의 무게라고 말하고 싶다.





 매트를 깔고 운동을 고를 때 좀 더 쉬운 운동을 고르려는 나를 보면 헛웃음이 난다. 그래도 근면, 성실함, 지구력으로 버틴 시간이 있어 마음을 다잡아 본다.


진정해! 진정해! 어차피 네가 다 해야 되는 운동이야. 언제는 안 했니? 그냥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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