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역사

by 재이쌤

기록하지 않으면 흩어져버리는 날들이 있다.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어서 바로 전 날 먹은 음식도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래서 2025년 올해부터 나의 일상과 생각과 성찰과 배움을 기록하고자한다.


글쓰기의 역사를 더듬어 올라가자면 아기 시절까지 올라가야 한다. 나는 또래보다 말이 빠르고 책을 좋아하는 아기였다. 말도 안되는 글을 떠듬 떠듬 써 놓은 것을 엄마는 아직 간직하고 계시다. 초등학교 때는 시를 쓰기 좋아했고 동시와 산문 에세이 부문에서 백일장 상을 여럿 타오곤 했다. 나보다 더 아이처럼 기뻐하던 어머니의 미소 띈 얼굴을 기억한다. 그 시절 글쓰기는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순수한 행위 그것이었다.


어른이 된 후론, 그 시절처럼 순수하게 글을 좋아해서 쓰는 일은 아예 일어나지 않았다. 사고 치던 학생을 외향적이고 모험심이 강한 아이로, 막말을 건네던 학생을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아이로, 마치 이세계에선 내가 sss급 학생이라는 제목의 현대 판타지 생활기록부만을 끄적이는 교사가 되었다. 졸업한 제자들이 본인 생기부에 크게 만족하며 나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해줄 때는 세상 뿌듯하지만 순수하던 시절의 진솔한 글쓰기가 그리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록하고자 한다.

내 기록이 미래의 나를

그리고 나와 같은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일으켜세워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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