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adhd 진단을 받았다.
내 쪽 유전이다.
생긴 건 아빠 판박이면서 그것만은 나를 닮았다.
아이는 조금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adhd라고 하면 보통 문제적인 모습을 떠올리니까.
하지만 아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학교에서는 오히려 다른 아이들에 비해 훨씬 모범적이다.
adhd 검사를 받기 전, 혹시나 싶어 선생님께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여쭤보려고 전화를 드렸을 때 선생님께선 adhd 검사를 할 거라는 사실 자체에 놀라셨다.
전혀 그런 아이가 아니라고.
하지만 아이는 adhd다.
그저 기질이 순해서인지, 아니면 참아야 한다는 걸 알아서인지, 학교에서는 문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집에만 돌아오면 그런 성향이 눈에 띄었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에서 가만히 서있지 못하고 산만하게 움직인다든지, 남이 대화를 하는데 자꾸 끼어든다든지 하는 것들.
아마 내 직업이 교사가 아니었다면 조금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직업상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생긴 데이터들과 비교해 봤을 때 또래에 비해 이런 행동은 표준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adhd 판정을 받았다.
adhd는 의외로 유전율이 높다.
그러니 아이의 저런 행동은 adhd일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 아이는 생각보다 충동성이 높은 adhd였다.
저렇게 충동성이 높은데도 학교에서 어떻게 참고 지냈을까.
얼마 전 공개수업을 갔을 때, 안경을 만지작 거리고 발을 꼼지락 거리면서도 가만히 앉아있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참고 애썼던 거였다.
그런 시간들을 매일매일 보내고 있었구나, 너는.
마음이 짠해졌다.
아이는 가장 저용량의 약부터 먹기 시작했다.
성장기라 식욕이 떨어지는 게 제일 큰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아직은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머리도 아프지 않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큰 문제가 없는데 왜 약을 먹이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약을 먹어보니 알 것 같다.
내가 살던 세상은 다른 사람의 세상과는 달랐다는 걸.
정신없는 삶이 얼마나 힘든지 나는 안다.
그런 내가, 굳이 아이가 힘듦을 겪지 않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약 먹이는 게 부담이 돼서 아이에게 힘든 시간을 버티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다행히 아이는 약을 먹는 데 거부감이 없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미안하다.
내가 물려받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물려주고 싶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