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오늘도 등교 시간을 피해 교문 앞까지 차를 타고 갔다.
학교에 대한 공포증은 여전히 아이의 아침을 지배하고 있다.
혹시나 싶어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굳어있는 얼굴에는 영혼이 없다.
아이는, 공포를 견디기 힘들어 감각을 닫아버렸다.
오늘도, 등교는 어려울 것 같다.
운동장에서 아이들의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체육대회날이다.
체육대회가 좋은 아이도, 싫은 아이도 있겠지.
어쨌든 모두가 참여는 한다.
하지만 그 모두에 내 아이는 없다.
교문 저쪽에서 흰색 티셔츠를 입은 누군가가 보였다.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다.
오늘도 등교를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연락을 드렸더니 직접 교문까지 나오셨다.
나는 아이에게 혼자서 가보라고 하였다.
아이는 약간 마지못해 했지만 그래도 차문을 열고 나가 선생님께 인사를 건넸다.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뭐라고 말을 하셨다.
그러더니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로 걸어들어가신다.
아이는 그렇게 잠시동안 학교를 걷고 돌아왔다.
나는 차에서 내려 얼른 선생님께로 달려가 죄송함과 감사함을 담아 인사를 건넨다.
선생님께서는 어머니께서 수고가 많으시다고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렇게 아이와 나는 집으로 돌아온다.
"학교에 들어가 보니 어땠어?"
"생각보다 괜찮았어. 아, 내 이름이 붙은 팬지 보고 왔어."
아이는 월요일에는 등교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늘 그렇게 말을 하긴 했다.
그리고 늘 실패했고.
하지만 어쩌면 다음주 월요일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이 생긴다.
선생님께서 잡고 이끌어 주신 그 한 걸음, 교문으로 들어선 그 한 걸음이 있었기 때문에.
중학교 1학년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를 함께 걸어주신 선생님의 뒷모습에서,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할 길이 어렴풋이 보이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