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해 내게 손짓해온 천사의 눈물꽃, 아직도 씨는 감춰

유기열의 씨알여행239–바늘귀만한 꽃의 사랑이 눈물겹게 지혜로워

by 유기열 KI YULL YU

천사의 눈물 꽃이 있는 걸 보면 천사도 우는가 보다! 그렇다면 천사의 눈물은 어떻게 생겼을까? 사뭇 궁금했다. 허나 찾고 보니 꽃이 너무 작고 꽃처럼 보이지 않아 실망이 컸다.


또한 천사는 선녀처럼 착하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연상된다. 허나 천사의 눈물 꽃은 전혀 그렇지 않다. 돋보기로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곤충바늘 머리 정도로 작고 그다지 볼품도 없다. 아름다운 꽃을 기대하면 실망이 크다.


그런데도 아직도 그 꽃의 열매와 씨는 보지 못했다. 앞으로 열매와 씨를 찾을 때까지 더 만나야 할 판이다.


■이름: 쐐기풀과(Urticaceae, Nettle Family)에 속하며 학명은 Soleirolia soleirolii 이다. 이 학명은 코르시카의 식물표본 수집 전문가인 미국의 Joseph Francois Soleirol씨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영어이름은 수십 개가 넘는다. 이름을 보면 Baby’s tears(아기의 눈물), Angel’s tears(천사의 눈물), Peace in the home(가정의 평화), Bits and pieces(산산 조각), Bread and cheese(빵과 치즈), Corsican carpet(코르시카 카펫), Corsican creeper(코르시카 덩굴), Corsican curse(코르시카의 저주), Friendship plant(우정의 식물), Mind-your-own-business(참견하지마), Pollyanna vine(폴리아나 덩굴), Paddy’s wig(논의 가발), Mother of thousands(만인의 어머니), Irish(아이리스 이끼), Japanese moss(일본 이끼)가 있다.


국가생물종정보지식시스템의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이 식물이 등재되지 않아 공식적인 한글이름은 없으나 위의 영어이름을 번역한 많은 이름 가운데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부르는 이름이 천사의 눈물 꽃이다. 이것 말고 또래기나 물방울 꽃으로도 불린다.


■형태와 잎: 여러해살이 덩굴성 늘푸른 관엽식물로 낮게 바닥을 기어가거나 아래로 처지며 자란다. 작고 동그란 도톰한 초록색 잎이 핑크나 적자색의 가느다란 덩굴에 얼기설기 촘촘히 달려서 지피(地被)식물이나 화분 걸이 식물 또는 테라리움(terrarium) 식물이나 기타 실내 인테리어 식물소재로 잘 어울리며 쓰임새도 다양하다. 잎은 어긋나고 크기는 지름이 2mm정도며 겉에는 미세한 가시 털이 드문드문 있다.


0. 선택, 암꽃 여러개, 수꽃1개와수꽃꽃봉오리1개., 20260319_130107.jpg
0. 선택, 수꽃 여러 개,20220331_134447.jpg
좌: 암꽃(햇살모양의 흰털로 보임) 여러개와 수꽃과 꽃봉오리 각1개(2026.03.19), 우:수꽃과 꽃봉오리 여러 개(2022.03.31)


■꽃: 암수 한 그루이며 암꽃과 수꽃으로 나누어진 단성화다.

암꽃은 흰색이고 암술대가 없으며 암술머리로 보이는 곳에는 여러 개의 하얀 실이 햇살처럼 달려 있다. 크기는 높이와 화관(花冠) 모두 1~1.5mm로 작아 눈으로 보기가 어렵다. 흰 티끌 같아 수꽃만 꽃으로 착각하기 쉽다.


수꽃은 적자~연붉은 색 화피(花被?)가 4개이며 수술대4개와 꽃밥8개(?)로 수술대는 희거나 연한 노란빛을 띤다. 꽃밥은 수술대에 각2개씩 달리며 노랗다. 크기는 높이와 지름 각각 1~1.5mm로 작아 여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띠지 않는다.


■열매와 씨: 열매는 수과(瘦果, Achene)로 알려졌으나 실제로 관찰하지는 못했다. 앞으로 열매와 씨를 찾을 때까지 계속 찾으려고 한다.


얼마를 더 찾아가야 천사의 눈물 꽃은 나에게 열매와 씨를 보여 보여줄까? 지성이면 감천이고, 감천함이 커지면 볼 수 있을 거다. 그런 날이 올 때까지 열과 성을 다해 찾아가 만나려고 한다. 그래서 천사의 눈물은 물론 미소까지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암술 위에 하얀 머리칼로 보이는 것이 햇살처럼 붙어 있는데 이는 꽃가루받이(受粉)를 잘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리고 수꽃은 암꽃에 꽃가루가 잘 묻도록 하기 위하여 꽃봉오리가 터질 때 수술대가 안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용수철처럼 튕겨서 꽃가루를 멀리 날려보낸다 한다. 바늘귀만한 작은 꽃들이 이토록 눈물겹게 지혜로운 사랑을 하여 후대를 잇다니 참 놀랍다. 식물을 가까이하며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럴수록 식물은 하나하나가 다 나의 스승으로 다가온다.


필자 주


1. 2020년부터 올해까지 창경궁 온실의 천사의 눈물 꽃을 찾아가 눈인사를 나누며 관찰하였다.

2. https://plants.ces.ncsu.edu/plants/soleirolia-soleirolii/, https://en.wikipedia.org/wiki/Soleirolia, https://en.hortipedia.com/Soleirolia_soleirolii 등을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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