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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Jan 28. 2019

호치민 공항택시미터요금 안심해선 안 돼  

배움과 얻음이 있는 고생

호치민 공항에서 택시를 탈 때는 미터요금을 안심해서는 안 된다. 미터요금을 지불하기로 하는 것은 물론 사전에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알고 기사와 요금을 정해야 바가지요금을 예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사가 지름길을 놓아두고 먼 거리로 돌아가도 할 말이 없다. 꼼작 없이 당한다.

When you take a taxi at Ho Chi Minh Airport, you should not trust the meter based fare. Not only you decide to pay the meter fare with a driver, but also to know the distance to your destination in advance and to set up the fare can prevent the rip-off. Otherwise, there is nothing to say/do even though the driver goes a long far way instead of a shortcut. You're absolutely tricked by a driver.     


2019년 1월 17일 새벽 01시 30분, 인천에서 타고 온 제주항공 7C4703편이 호치민 국제공항(Tan son Nhat)에 도착했다. 도착예정시간보다 30분정도 지연되었다. 


호치민 국제공항 도착 장

입국수속 대 앞엔 승객이 긴 줄을 서있었다. 입국 손님이 많아 30분 이상 기다렸다. 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나오니 비가 왔는지 공항 주변이 물에 젖어 있었다. 외국인은 거의 모두가 마중 나온 사람들을 따라 뿔뿔이 흩어졌다. 


나는 호치민 공항 이용이 처음이 아니기에 아무런 걱정이나 의심 없이 미터요금으로 지불하기로 기사와 합의한 뒤에 택시를 타고 벤 세 민 따이(Ben Xe Mien Tay) 버스터미널에 갔다. 기사와 나는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여 언어 장벽을 허물고 서툴지만 소통하면서 웃으며 재미있게 갔다. 


호치민 새벽 거리는 희미한 가로등이 어둠을 힘겹게 견디는 듯 가물거렸다. 낮에도 걸어 다니는 사람이 적은 데 하물며 한 밤중 새벽인들 말해 무엇 하랴. 사람은 물론  차도, 오토바이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택시 창을 열었더니 습한 공기를 헤집고 정적이 스며들어왔다. 


택시미터기에 나타난 요금 470,000동, 주행거리20.17km

그때다. 택시미터기가 눈에 들어왔다. 주행거리 20.17km, 요금 470,000동을 보는 순간 놀랐다. 그리고 기분이 이상했다. 왜냐면 공항과 버스터미널의 거리는 13km, 요금은 200,000동정도가 정상이기 때문이다. 심야요금제를 적용하더라도 주행거리가 한참 잘 못되었다. 이때 시간이 17일 새벽 02시 51분이었다.


나는 기사보고 택시를 잠시 옆에 멈추라고 했다. 그런 후 주행거리와 요금이 표시된 미터기, 택시 고유번호 등을 촬영했다. 기사는 사진을 못 찍게 했다. 


나는 버스터미널에서 공항에 갈 때 거리와 요금을 이야기 하고 잘 못되었다고 했더니 그러면 지금 나온 요금을 내고 내리라고 했다. 즐겁게 이야기하며 웃을 때의 좋은 인상은 온 데 간 데 없고 다소 험악해 보였다. 그런데 그곳이 어디인지, 얼마를 더 가야 버스터미널이 있는지 모르면서 차도 오토바이도 없는 곳에서 내린다는 자체가 두려웠다. 내려 본 들 뾰족한 방법도 없고, 더 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알았다고 하고 기사에게 버스터미널까지 가자고 했다. 기사는 베트남어로 막 씨부렁거렸다. 욕지거리로 들렸다. 의기양양해 보이기도 했다. 순간 나는 힘없고 불안한 하나의 볼품없는 존재로 전락해버린 느낌이었다.


그 뒤에도 15분을 더 주행하여 기사는 버스터미널이라며 내리라고 했다. 그런데 밤이라 그런지 내가 평소 이용하던 버스터미널이 아닌 것 같았다. 이상했다. 그래서 아닌 것 같다고 했더니 맞다 고 했다. 어금니를 굳게 물고 내리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흥정을 했다.


내가 공항에 갈 때는 주행 거리 13.1km, 요금 204,000동을 냈다고 말을 했다. 그러면서 지갑을 꺼내 보여주며 내가 가진 돈 전부인 370,000동을 주었다. 나는 기사에게 지금 껀터에 가야 하는 데 버스요금 120,000동만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호치민-껀터 간 고속버스표 영수증을 보여 주었다. 기사는 안 된다고 했다. 갑자기 힘이 쭉 빠졌다. 안 내리고 앉아서 정신을 차렸다. 그러자 기사는 100,000동 지폐 한 장을 주었다. 그 지폐를 받아 든 내 모습이 처량해 보였다.


내가 내리자마자 택시는 쏜살같이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만약 여기가 버스 터미널이 아니면 어쩌지? 돈이 적은 데 어떻게 버스표를 사지?’

이런 생각을 하며 불안과 초조 속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혹시 몰라 사진을 찍었다. 새벽 03시 8분이었다. 그렇게 얼마를 서성거리다보니 버스터미널은 맞았다. 다만 택시에서 내린 곳이 입구가 아닌 출구라는 것을 확인했다. 안도의 한 숨이 절로 나왔다. 

 

왼쪽-Mien Tay  터미널 입구, 오른쪽-Mien Tay 터미널 출구


매표소에 표를 사러갔다. 첫 버스가 05시에 있다고 했다. 또 한 번 절망했다. 어떻게 2시간여를 기다릴까? 그래도 어쩌랴! 100,000동 지폐와 혹시 몰라 꼬불쳐 넣어두었던 5달러 지폐를 주며 껀터 행 표 1장을 달라고 했다.

그러자 매표원은 안 된다고 했다. 아무리 봐도 환전소가 보이지 않아 다시 부탁했다. 그랬더니 옆 창구의 여직원과 상의하더니 100,000동으로 환전해주어도 좋냐 고 해서 좋다고 했다.(은행에서 환전 시 115,000동 정도임) 가까스로 버스표를 산 뒤에 알려주는 승차장으로 갔다.

 

승차장 대기실에는 손님은 아무도 없고 한 청년이 의자에 벌러덩 누워 자고 있었다. 혼자 철제 의자에 앉아 희미한 표지판을 보았다. 탄 브이T(hanh Vuoi)라고 쓰여 있었다. 이상했다. 

‘아 그렇지, 버스회사가 다르다. 풍짱 버스를 알아보자.’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쳐갔다. 나는 대기실에서 나와 다시 매표소로 갔다. 그리고 불이 켜 있는 매표소를 다 가보았다. 다행이었다. 풍짱(Phuong Trang)버스 매표소가 있어 껀터행 표를 물었더니 4시 표는 매진되고 4시30분표가 있다고 했다. 탄 브이 매표소에 가서 표를 물리고 풍짱 버스 4시 30분표를 샀다.


7번 승차 홈에 갔다. 4시 버스승객이 승차를 하고 있었다. 표 검사하는 직원에게 빈자리가 있으면 타게 해달라고 했더니 안 된다고 했다. 주변에 깔끔해 보이는 남자에게 부탁을 했더니 고개를 약간 들어 올리며 검표원에게 해주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해서 껀터행 4시 버스를 탔다. 

심야라 그런지 버스는 휴게소에서 쉬지 않고 달려 06시 40분경에 껀터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집에 온 기분이었다.


만약 택시기사가 버스터미널 입구에서 내려주었으면 덜 불안했고, 버스표를 바꾸는 번거로움 없이 한 번에 풍짱 버스표를 사서 좀 더 일찍 왔을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악몽 같은 시간은 길고 고통스러웠다.


호치민 공항택시기사는 내가 외국인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알고 빙빙 돌아간 것이다. 미터요금은 맞지만 주행거리를 늘려 바가지를 씌우려 한 셈이다. 그것을 눈치 채고도 당황하지 않았다. 욕하거나 화내지도 않았다. 대신 참으며 침착하게 논리적으로 상황을 잘 설명했다. 큰 소리 내지 않고 싸우지 않으며 잘 흥정해서 마음고생은 했지만 바가지요금은 면한 셈이다. 그러나 택시기사에 대한 나쁜 인상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호치민에서 택시기사의 나쁜 속임수에 속지 않고 싶은가? 그러면 미터요금으로 함과 동시에 구글 지도 등을 사용하여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미리 확인한 뒤에 택시 타기 전에 요금을 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누가 알랴! 나와 같은 곤경에 처하게 될지!

Do you want not to be deceived by the bad taxi driver's tricks in Ho Chi Minh city? Then it is wise to use Google Maps to check the distance to your destination and to decide the taxi fare at the same time as well as a meter charge before taking a taxi. Who knows! Maybe you'll be in the same trouble as me!    


우여곡절 끝에 어렵싸리 호치민 공항에서 집에 왔다. 거울 앞에 서니 여느 때와 달리 나 자신이 쪼금 성숙해 보였다.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배움과 얻음이 있는 고생이었다. 

At the end of the twists and turns, I came home from Ho Chi Minh airport in a difficult situation. Standing in front of a mirror, I looked a little mature unlike any other time. Suffering from the difficulties not to be expressed in writing, I learned and gained something from the many ups and dow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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