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그리는 본연 그대로의 <아름다움>
직유보다 은유가 더욱 인상 깊은 수사기법으로 칭송받는다. 결국 말하고자를 그대로 전해주는 문장보다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고 의도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글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나는 <비의도적인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좋아한다. 의도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아름다움의 가치는 의도적인 아름다움보다 몇 만 배는 더 마음에 깊게 다가온다. 드라마를 볼 때도 그렇다,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라는 말이 좋다. 등장인물들의 인연은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라고 생각될 때 운명적이라는 사실을 믿고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그런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움.. 의도하지 않은 아름다움이 이 각박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살아가는 데 하나의 예기치 못한 재미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 소설 이런 허구에서 독자나 시청자들의 마음에 와닿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게 하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것이 그대로 '허구'라고 믿게 된다면 감흥이 떨어져 버릴 것이다. 아름다운 그들의 이야기가 '허구'임을 직관적으로 알아채버린다면 현실을 살아가려고 하지 굳이 '가상'의 이야기에 환호할 수 없을 것이다. 존재하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다고 알아채고 싶은 믿음, 그 믿음을 갖고 싶은 독자일수록 가상의 이야기에 환호하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는 <비의도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더욱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이 자리하게 된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한다고 믿고 싶어진다면 그 작품은 이미 독자의 심장 안에 안착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러한 허구의 존재의 아름다움을 직시하게 될 때 현실과 가상은 분리된 것이 아닌 '하나'라고 믿고 싶어지고 결국 독자는 현실과 가상을 하나라고 착각하는 착시현상을 얻게 된다. 그런 착시현상은 극중 인물과 본인의 감정이 동일시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며 결국 그런 허구는 독자 마음에 실제로 존재하는 아름다움, '비의도적인 아름다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