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우리 삶에도 자리잡은 <자아분열>
자아 분열이라는 말을 딱 들으면 '정신 분열증'을 뜻하는 단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자아 분열이라는 것은 다른 의미이다. 사람은 원래 공통된 자아가 있다. 사실 우리가 말하는 자아가 2개다, 자아가 여러 개다 할 때 사실 자아가 여러 개인 것이 아니라 사람한테서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모습과 감정을 '자아가 몇 개다'라는 식으로 표면적인 의미만 담아 표현할 뿐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아가 2개다, 자아 분열증 하고는 다른 뜻을 가진 내가 말하는 <자아 분열>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말해보겠다.
사람의 공통 자아는 하나이다. 이것은 불변하다. 내 개체가 하나고 숨 쉬는 개체도 하나고, 지금 숨 쉬고 밥 먹고 살아가는 개체도 유일하게 '나', 한 명이다. 하지만 자아가 분열된다는 것은 열등한 나와 우월한 내가 싸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이해하기 어려우니 예시를 들어보자. 자기 비하를 하는 상황에서 '나는 정말 잘하는 게 없어, 난 못생겼어'라고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나는 정말 잘하는 게 없어라고 말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바로 '나'다. 잘하는 게 없다는 사람은 타인일까? 바로 '나'이다. 내가 나에게 못났다고 하는 것이다. 결국 우월한 자아가 열등한 자아에게 하는 말이다. 자아 분열도 사실상 우울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상태란 자아가 1개인 상태인데, 우울증 환자들은 보통 자아가 분열되어 있다. 그래서 자기 비하가 올라올 때, 나의 안 좋은 점을 가리키면서 비난하는 것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자아 혼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결국 우월한 자아가 못난 자아를 누르고 억압하고 비난할 때 자기 비하와 우울증이 생긴다. 우울증의 극복 방법은 이 자아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자아를 통합시키는 것이다. 자아 하나에는 못난 면도 있고 잘난 면도 있다, 그것을 그대로 인정할 때 우울증은 사라질 수 있다. 자신이 만약 우울함에 휩싸여 있다면 자신의 이상적 자아가 자신의 현실(자신이 생각하는 못난 자아)를 억압하고 비참하게 채찍질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