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
또로로 롱~ 또로로 롱
"광일아 지금 어디야?"
"지금 집에 가고 있어요."
"집에 저녁 먹을 건 있어?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내일 회식 있는데요 뭐. 내일 봬요. ㅎㅎ 형님. 고맙습니다."
같이 연수를 받고 있는 형님으로부터의 전화다.
요즘 연수가 막바지에 이르러 다들 정책과제 발표 준비가 한창이다. 익숙지 않은 PT를 하려니 머리와 가슴이 다소 갑갑하다.
그래도 혼자 자취하는 동생이 밥 못 챙겨 먹고 다닐까 봐 걱정을 해주는 형님이 있어 참 감사한 하루다.
오늘은 근래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나를 사랑하자'를 실천해 보기로 한다.
복잡한 마음도 정리하고 기분 전환도 할 겸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이쁘게 단장한 후, 운동복을 입고 집 앞에 있는 소나무 숲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방금 비가 와서 그런지. 시원한 물방울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비가 오면 좋은 냄새가 나
그리고 니가 와도..
거기다 머리가 상쾌해진다는 솔밭을 거니니 상쾌 지수는 가히 곱하기 100이다.
걷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계속 걷다 보면 어느 순간 걱정이 사라지게 되는 순간이 있다. 밤의 숲을 유유히 걷다 보니 나도 어느새 그러한 무아지경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나갈까 말까 살짝 고민했지만, 나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나의 소중한 '강릉살이'가 1달 정도 남았다. 앞으로 몇 번이나 솔숲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처럼 맘이 복잡한 날에는 아무 생각 없이 걷는 '소나무 숲 밤 나들이'를 통해 나를 사랑하는 법을 실천하겠노라고 가만히 생각해 본다.
추신) 내일의 나야. 내일도 잘 부탁해~!!